7일 남편과 동반자살한 채 발견된 ‘행복전도사’ 최윤희(63)씨는 최근 ‘홍반성 루푸스’와 ‘세균성 폐렴’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의 사건을 담당한 경기 일산경찰서 관계자는 “지난달 최씨가 입원치료를 받은 병원에 정확한 병명을 문의한 결과 ‘홍반성 루푸스’와 ‘세균성 폐렴’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어 그는 “최씨가 지난달 14일부터 일주일간 입원하며 치료를 받은 것으로 기록이 남아있다”며 “병원기록과 유서 내용으로 볼 때 최씨가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투병으로 인한 고통이 극심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반성 루푸스는 일명 ‘낭창(狼瘡)’으로 불리는 질환으로, 외부의 질병으로부터 신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의 신체를 공격하는 병이다. 이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이 병은 치료가 어려워 시간에 따라 증상의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 대부분이며 완치가 어렵다. 또한 환자의 90%가량이 여자인 점이 특징이다.

세균성 폐렴도 최씨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유서에 “2년 동안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쳤다”며 “추석 한 주 전에 폐에 물이 찼다는 의사의 선고(를 받았다)”고 썼다. 또한 “숨쉬기가 힘들어 응급실에 실려갔고, 또 한 번의 절망적인 선고(를 받았다)”며 “이번엔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 더는 입원에서 링거를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싶지는 않다”고 적기도 했다.

최씨가 자살하기 일주일 전부터 신변을 정리했다는 이웃의 증언도 나왔다. 최씨의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최씨의 남편인 김모(72)씨가 지난주부터 집안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집안의 책을 정리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 이웃 주민은 “평소 길에서 마주쳐도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녀 주민들 사이에서 걱정이 많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씨는 7일 오후 8시30분쯤 고양시 백석동의 한 모텔에서 남편 김씨와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남편 김씨는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으며 최씨는 침대에서 바른 자세로 누워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람이 최씨의 신병을 비관해 동반자살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 부부는 슬하에 1남 1녀가 있으며, 아들은 현재 결혼해 분가중이고 딸은 미국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