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체결된 6일, 공동 기자회견이 열린 벨기에 브뤼셀 EU 이사회 본부에는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양측이 협정문에 공식 서명한 뒤, 이명박 대통령과 헤르만 판롬파위 EU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 등 양측 정상 3인은 공동회견을 열고 '한-EU' FTA의 의의를 설명했다.
특히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이것은 지금까지 했던 어떤 FTA보다 가장 중요한 FTA”라며 “(한국과의 협정은) 가장 대규모의 FTA라고 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아시아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시간에서 한 일본 기자는 바호주 EU집행위원장에게 "왜 한국이라는 국가를 아시아에서 첫 번째 FTA 상대국으로 선택했느냐. 일본과는 협정을 맺을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먼저 EU와 FTA를 체결한 것에 대해 다소 아쉬움이 묻어나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한국은 우리가 여러가지 제안한 조건에 부응을 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속한 진전이 가능했다”며 “일본 총리와 우리는 (FTA와 관련해) 회의를 가졌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찾아서 일본과의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양측의 공식서명으로, 한-EU FTA는 지난 2007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지 3년 5개월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이는 경쟁국인 미국과 일본, 중국보다도 빠른 것이다. 이로서 한국은 유럽-동아시아-미국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FTA의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한-EU FTA는 앞으로 양측 의회의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 내년 7월 1일 발효된다. 한-EU FTA가 공식 발효되기 위해서는 EU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양측은 유럽 의회의 동의만 얻으면 FTA를 잠정 발효할 수 있다. 잠정 발효는 공식 발효와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합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