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물'의 이수경 차인표 고현정 권상우. <사진=SBS>

6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수목극 '대물'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원작 만화가 누렸던 높은 인기와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리는 고현정의 출연이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용도 큰 관심거리다. 평범한 아나운서가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 되는 일대기를 그릴 예정이기 때문. 이미 '대물'은 예고편을 통해 극의 장대한 스케일을 암시했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동북아의 군사적 갈등, 국내 정치계의 알력까지, 현존하는 대소사는 모두 아우르고 있다.

화제성 소재가 워낙 많아서 타 방송사에선 '대물'을 '경계 대상 1순위'로 꼽고 있다. 하지만 각광받는 '대물'도 넘어야 할 산들이 존재한다. 관계자들은 "이 산들을 넘어야 비로소 '대물'이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SBS '대물' 고현정. <사진=SBS>

①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

'대물'의 예고편은 "국민들 목숨 하나 보호하지 못하는 나라가 도대체 왜 필요합니까?"라는 서혜림(고현정)의 외침으로 시작한다. 임팩트 있는 이 대사는 앞으로 '대물'이 걸어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아나운서였던 서혜림은 방송국 카메라 기자였던 남편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잃는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이렇다 할 외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서혜림은 무능력한 정부를 규탄하며 자신이 직접 정계에 뛰어들게 된다. 여기에 우리 해군 잠수함이 중국 영해에서 침몰하는 사고도 발생한다. 서혜림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주석과 담판을 짓는다.

서혜림은 자신을 키워준 '정치 스승' 강태산(차인표)과는 대립한다. 기성 정치인인 강태산은 서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서혜림을 끌어안지 못한다. 현 정부가 슬로건으로 내세운 '서민을 위한 정치'를 서혜림이 대신해서 보여줄 예정이다.

이처럼 '대물'은 사회 전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다루고 있다. 남편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잃은 사건은 이라크에서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당한 고 김선일씨를 연상시키고, 중국 영해에 침몰한 우리 잠수함은 천안함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대물'은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표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특정 여성 정치인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SBS 구본근 총괄 CP는 "특정 정치인을 지목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현재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그런 시각에서 봤을 때 여자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작품을 통해 할 수 있는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BS 측은 이번 작품이 예민한 사안을 다루는 만큼 대본 수정을 여러 차례 진행했으며, 법적 자문을 위해 변호사 선임도 고려하고 있다.

KBS2 '도망자 플랜B'.

②1주일 먼저 도망간 경쟁작 '도망자 플랜B'

'대물'은 새 수목극 대전을 '도망자 플랜비'(KBS2)와 치른다. '도망자'는 비, 이나영, 이정진, 다니엘 헤니, 윤진서 주연의 작품으로 '대물' 못지않은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특히 시청률 50%를 기록한 '제빵왕 김탁구'의 후광에 힘입어 '도망자'는 첫 회에서 전국 시청률 20.7%를 기록했다. '김탁구 프리미엄'을 제대로 누린 셈이다.

SBS 드라마센터 관계자는 "'도망자'가 '대물'보다 한 주 앞서 시작했기 때문에 선점 효과가 분명히 있다"며 "제목처럼 '도망자'가 '대물'을 피해 도망 다니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대물' 역시 스토리와 스케일이 만만치 않아 좋은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SBS '대물' 권상우. <사진=이김프로덕션>

③권상우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

'대물'의 권상우는 '뺑소니 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사건 당시 '이번 작품에서 하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제작진은 그를 끝까지 감쌌다. 그가 '권선징악'의 검사로 출연하는 것을 두고도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뺑소니 사건에 연루됐던 배우가 검사 역을 하기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상우 역시 '대물'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모두 나의 잘못"이라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자신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온 힘을 다한 연기로 마음을 보여 드리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SBS 측은 권상우의 비판 여론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권상우 역시 자신의 잘못을 봉사활동을 통해 씻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