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첫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새 주말극 '욕망의 불꽃'이 현대그룹 '왕자의 난'을 연상케 하는 재벌가의 상속 싸움을 전면적으로 다룰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욕망의 불꽃'은 이순재, 조민기, 신은경, 서우, 유승호 등 굵직한 톱스타들이 대거 캐스팅됐으며, 울산시를 배경으로 지난 4일부터 촬영에 들어갔다. 특히 현대그룹의 발판이 된 울산을 배경으로 촬영이 이루어지는 데다, 재벌가의 치열한 상속 다툼과 후계자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2000년 전국민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왕자의 난'을 떠올리게 해, 그 묘사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기획 단계에서의 제목은 '여자는 일생에 단한번 사랑한다'였다. 하지만 제작진은 한 여자의 사랑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재벌가의 얼룩진 가족사를 전면적으로 다룬다는 의미에서 최근 제목을 '욕망의 불꽃'으로 교체했다. 한 제작 관계자는 "처음에 지은 제목이 너무 길어 일반인들이 인지하기에 쉽지 않았다. 짧고 강렬한 제목으로 교체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긋난 욕망과 탐욕이 파멸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 '채근담'과 '법구경'에도 등장한 '욕망의 불꽃'이란 문구를 제목으로 떠올려 정했다"고 설명했다.
'채근담'에는 "욕망의 불꽃은 결국엔 자기 자신을 태워버린다"는 문구가, '법구경'에는 "욕망의 불꽃보다 더 무서운 것은없고 성냄과 증오보다 더 잘 얽매이고 붙잡은 것은 없으며, 어리석음보다 더 깊은 함정은 없고 갈말의 갈물보다 더 거세게 흐르는 것은 없느니라"는 글귀가 전해져 온다.
극중 토건회사를 굴지의 재벌그룹으로 만든 대서양그룹 회장 김태만 역에는 이순재가 출연,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예정이다. 김태만은 이북에서 넘어온 자수성가한 인물이며, 배다른 자식인 4남1녀를 두기도 했다. 자식들을 정략적으로 평범한 가문의 여자와 자유 연애를 하게 해 결혼시켰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기업 이미지를 친서민적으로 보이게 하는 명석함까지 갖췄다. 김태만의 셋째 아들 김영민 역으로는 조민기가, 그의 아내 윤나영 역으로는 신은경이 등장한다. 윤나영은 자신의 남편인 김영민을 대서양그룹의 차기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갖은 음모를 서슴지 않는다. 재미있는 점은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대선씨가 아나운서 노현정과 결혼한 것처럼, 드라마에서도 김태성의 손자이자 김영민의 아들인 김민재(유승호)가 당대 톱스타인 백인기(서우)와 결혼하게 된다는 것이다. 단 출생의 비밀이 엮여 있어 김민재와 백인기는 윤나영과 파국으로 치닿는 관계가 된다.
제작진은 "특정 그룹과 연결지어서 생각하지는 말아 달라. 한 재벌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들의 도덕적 가치를 따져보고 물질의 허구, 탐욕과 증오까지 덮는 사랑의 중요성을 다루려 한다. 대중이 궁금해하는 신비에 싸인 재벌가 며느리들의 실상과 이면을 들여다 보는 재미도 있을 것"고 전했다. 또 부부 호흡을 맞추는 것으로 알려진 유승호와 서우의 캐스팅에 대해 "지난 3개월간 유승호가 몰라보게 성장했다. 이젠 소년이 아니라 진짜 남자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유승호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처음 재평가받을 것이다. 또 서우와 그림처럼 잘 어울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