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불법 방북해 2개월여 동안 북한에 머물면서 북한체제를 찬양한 혐의로 구속된 한상렬(60·목사) 진보연대 상임고문이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북한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지난달 20일 체포 이후 줄곧 묵비권을 행사했으나, 신문조서를 작성하지 않을 때에는 수사관들과 일상적인 대화는 나눴다고 한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한씨는 "북한에서 살고 싶으냐"는 수사관의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이 "북한에 살기 싫다면서 왜 북한 체제를 찬양했느냐"고 물어보자 "하나님의 계시에 따른 통일운동"이라는 취지로 대답했다는 것이다.
공안당국은 한씨의 불법 방북이 1989년 고 문익환 목사의 불법방북 사건 때와 비슷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문 목사처럼 혼자서 밀입북했고, 판문점을 통해 남한으로 내려왔다.
평양 주민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거나 입국할 때는 문 목사가 입었던 두루마기를 입었다. 한씨는 이 두루마기를 문 목사의 부인 박용길씨로부터 건네받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씨는 김일성을 만났던 문 목사와는 달리 김정일을 만나지 못했고, 판문점을 통해 입국할 당시 한씨를 환영하는 지지 인파를 목격하지도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지난 9일 한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