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외교 차량의 번호판은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부여하나?
운전을 하다 보면 거리에서 '외교', '영사' 등으로 시작해 여섯 자리 숫자가 쓰인 차량 번호판을 자주 봅니다. 이런 번호판은 누구에게 주는지, 왜 일반 번호판과 다른 번호판을 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 서울 서초구 독자 고경희씨
A: 차량을 등록한 나라 순서와 대사관 내 서열 따라 번호 부여
독자께서 보신 '외교 005003'과 같은 자동차 번호는 주한 외교사절단 차량에 부여하는 차량번호입니다. 감청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쓰여 있습니다.(사진 ·시위대에 둘러싸인 주한 외교 차량)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외교관 차량을 구별해 보호하기 위해 일반 번호판이 아닌 별도의 번호판을 주고 있습니다.
외교 차량 번호판 번호는 두 글자의 외교 용도 구분자(외교, 국기, 영사 등)와 공관별 등록 순서 3자리 숫자, 이어 공관 내 서열을 나타내는 3자리 숫자 등 6자리 숫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앞의 '005'는 우리나라와 수교한 다음 다섯 번째로 차량 등록을 한 나라에 부여한 숫자입니다. 공관별 등록 순서는 비밀은 아니지만 최근 테러 위협이 커지면서 공개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머지 숫자 3개는 해당 공관에서의 서열을 나타냅니다.
국가 식별번호는 001에서부터 150까지 부여했지만 150가지의 번호판이 시내를 돌아다니는 건 아닙니다. 번호를 부여받고도 한국에 공관을 두지 않았거나 나라가 없어진 경우의 해당 번호는 결번으로 비워 두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주한 외교사절을 위한 외교번호판에는 ▲외교 ▲영사 ▲준외 ▲준영 ▲국기 ▲협정 ▲대표 등 7가지가 있습니다.
'외교'와 '영사'는 각각 대사관과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에게 부여합니다. '준외'와 '준영'은 준외교관과 준영사용의 약자로 각각 정식 외교관은 아니지만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근무하는 행정·기술직에 부여해 사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국기'는 국제기구의 약자이고 '대표'는 주한 대만대표부 등 대표부에 부여하는 약자입니다. '협정'은 외교 협정을 통해 한국에 주재하는 외교관에게 부여하는 번호판이지만 아직 우리 정부에서 '협정' 번호판을 준 사례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