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기자] 김지운 감독의 잔혹 스릴러 '악마를 보았다'에는 유독 불쌍하고 처참한 여인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니 행복한 여성은 단 한 명도 안보인다. 나오는 여성 캐릭터마다 강간당하거나 망치로 두들겨맞고 칼로 난도질당한 뒤 버려진다.
와중에 단 한명, 정체가 모호한 여자 캐릭터가 눈길을 모은다. 살인마들과 태연하게 식사를 즐기고 인육을 즐기는 사이코패스와 동거하는 그 여자, 세정(김인서 분)이다. 세정 역시 악마 중의 악마인 장경철(최민식 분)에게 강간당하는 처지지만 이를 고통스러워하는지 즐기는지 애매모호다. 거기에 주인공 수현(이병헌 분)을 죽이려다 된통당해 온 몸 기브스로 병실에 눕는 인생이다.
'악마' 속 여자 캐릭터의 대부분은 여배우들이 자신의 이미지와 향후 캐스팅을 고려해 꺼려할 정도로 세고 강한 역할을 펼쳤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모은 배역이 바로 극중 단 한 명의 악녀라 할 수 있는 세정 역이었고 신인 김인서는 '악마' 한 편으로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이다.
특히 영화를 보고난 관객들이 "김옥빈이 '악마'에 카메오 출연한 것 아니냐"고 수군거릴 정도로 '박쥐' 김옥빈과 닯은 꼴 모습으로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인서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관객들 상당수가 '앗' 탄성과 함께 "김옥빈이 살을 많이 빼서 저런가"라고 오해를 한다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얘기다.
심지어 인터넷 등 댓글에는 '왜 영화 끝난 뒤 스크린 크레딧에 김옥빈 이름이 안나오는지 의아했다'라는 후일담까지 올라오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김인서와 김옥빈은 국내 최정상 감독들의 작가주의 스타일 '센' 작품에 '강한' 역할로 출연했다는 점에서 외모뿐 아니고 배우로서도 닮은 꼴이다. '박쥐'의 김옥빈도 노출과 베드신을 마다않는 열연을 펼쳤고 국내외 호평으로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인서도 마찬가지다. 신인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연기를 '악마'에서 펼쳤지만 영화 개봉 이후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무심한 듯 차가운 악녀의 얼음 눈빛과 마른 몸매면서 육감적인 섹시미를 스크린 이곳저곳에 후덕하게 뿌려놓은 덕분이다.
또 김옥빈과의 싱크로율 99%로 인터넷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대중적 인기몰이에도 성공했다. 외모로는 큼직하고 강렬한 눈망울이 특히 비슷하고 영화 속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 성격과 산발한 듯한 헤어스타일 역시 비슷하다. 여기에 악마 속 김인서의 연쇄 살인마 동거남 이름이 태주이고 '박쥐' 속 김옥빈 이름이 태주인것도 공교롭다.
영화계 샛별로 떠오른 김인서가 앞으로 어떤 연기와 활약을 보일 지에 충무로 영화인들의 관심이 증폭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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