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조성환 사구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양 팀 팬들이 차마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원색적인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구단 간 미묘한 감정싸움까지 더해져 사태는 악화일로다.
사건 직후 윤석민을 성토하는 롯데 팬들의 비난이 사이버 공간을 도배했다. 해운대 백병원에 입원한 조성환이 뇌진탕 증세를 보이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롯데 팬들은 윤석민 투구에 의해 홍성흔이 골절상을 입은데 이어 캡틴 조성환마저 병원 신세를 지자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이는 사직구장 오물투척과 조성환의 입원에 이어 윤석민에게 세번째 쇼크였다. 당일 밤 한숨도 못잔 윤석민은 다음날 두통증세를 호소하며 한국병원에 입원했다. 사태의 파장이 커지자 급기야 공황장애와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26일 심리치료를 위해 대전으로 이동했다. 공교롭게도 4강 싸움을 하는 두 팀의 주축 투수가 주축 타자에게 본의아닌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 상황. 팬들의 오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었다.
불가피한 오해. 시간이 약이었다. 하지만 수습과정에서 감정이 상한 양 구단이 양팀 팬들의 대립에 불을 질렀다.
롯데는 25일 "윤석민이 사건 직후 사과전화를 하지 않았다"며 선수단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는 뜻을 취재진을 통해 전달했다. KIA 선수단에 간접적으로 서운함을 표시한 셈. KIA측도 발끈했다. KIA 구단 관계자는 같은날 "사건 당일 유동훈이 조성환에게 사과 전화를 했다. 오늘은 윤석민 선수의 모친이 조성환을 찾아가 사과했다"고 밝혔다. 롯데 구단의 대응에 섭섭함도 감추지 않았다. KIA로선 경기후 퇴장 과정에서 일부 팬에 의한 김선빈 공격 사건에 대해서 서운함이 남아 있던 터였다.
사태를 수습해야할 양 구단이 오히려 감정싸움을 벌이자 양 팀 팬들의 충돌은 극에 달했다. 야구장에서 벌어진 단순한 사건이 순식간에 팬간의 감정싸움으로 비화됐다. 사이버 공간에서 양 팀 팬들은 상대 연고지까지 들먹이며 본질과 관계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야구장에서 벌어진 일은 야구장에서 끝낸다'는 말을 새겨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