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톱스타 줄리아 로버츠가 19일 도쿄 롯폰기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이하 먹기사)와 관련한 인터뷰를 가졌다. 유쾌한 웃음이 트레이드마크인 줄리아 로버츠는 역시 환하고 큰 함박웃음으로 기자들을 환영했고, 톱스타답게 인터뷰 내내 유머와 여유가 넘쳤다.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바쁜 인생을 버리고 진정한 자신과 행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31세의 뉴욕커 리즈 역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실컷 먹고 인도에서 명상과 기도에 심취하며 발리에서 사랑에 빠지는 여성들의 로망을 연기했다.
줄리아 로버츠는 영화 속 리즈처럼 방황한 적이 있다며 "나도 '앞으로 뭘 하는 게 잘하는 걸까?'란 생각을 많이 한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바뀌고 그게 잘 되고 있는 건지 계속 확인하는 게 나와 가족,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는 거다. 그런게 진정한 행복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행복은 정의 내릴 수 없는 개념이고 느끼는 감정이다. 뭘 잘하면 풍부하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느끼는 각자의 감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귀여운 여인'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노팅힐' '펠리컨 브리프' '에린 브로코비치' 등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던 줄리아 로버츠는 '펠리컨 브리프'를 자신의 터닝 포인트 작품으로 꼽았다.
그녀는 "'펠리칸 브리프'가 나에겐 굉장히 중요한 영화였다. 당시에 성공한 영화가 많아서 내가 하기 싫은 건 하지 않겠다고 말할 위치가 됐다. 나한테 맞는 대본이 없다는 생각에 18개월 동안 거절만 하다가 점차 업계에서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내 창의성을 자극하는 '펠리컨 브리프'와 알란 파커 감독을 딱 만났다. 그때 만난 덴젤 워싱턴과 평생 우정을 쌓았다"고 기억했다.
이어 줄리아 로버츠는 '에린 브로코비치'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순간을 기억하며 "시상식은 재미있지만, 부끄럽다. 기분 좋고 격려가 된다. '에린 브로코비치'로 상을 탔을 때 너무 좋아서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많은 배우들이 같은 경험을 못 한다는 게 안타까웠고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이어 "지금은 빵을 잘 굽는 상을 받아 본 적이 없어 받고 싶다"며 세 아이의 어머니다운 농담을 건넸다.
여느 톱스타들과는 다르게 할리우드에 살지 않는 줄리아 로버츠는 "할리우드는 정확한 지역이나 장소가 아니다. 난 뉴욕 맨하튼에는 오랫동안 살았지만, LA에 산적은 없다. 원래 촌사람(컨트리 걸)이라서 그런 곳은 나에겐 매력 없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약 30분의 짧은 인터뷰를 마친 그녀는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환한 웃음으로 인사를 건넨 후 활기찬 걸음으로 밖으로 향했다.
한편, 그녀는 '먹기사' 홍보일정에 한국 방문이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을 보였다. '먹기사'는 9월 30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