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劍道)는 한국무술인가, 일본무술인가?
광복절 65주년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오전 10시 30분 경, 서울 광화문 앞에서 색다른 퍼포먼스가 열렸다.
‘우리검도바로알리기운동본부’ 소속 10여 명이 “이제 우리 문화, 우리 검도 되찾자. 대한검도회는 켄도(일본검도) 한국지부. 일본의 켄도를 우리나라 검도라 하지 말라. 조상님이 노한다”고 쓰여진 현수막을 걸고 퍼포먼스를 가진 것.
이들의 주장은 '현재 검도라는 명칭으로 통용되고 있는 대한검도회 산하의 죽도검도는 우리나라의 전통검도가 아닌 일본의 겐도(kendo)'라는 것. 따라서 켄도가 우리나라의 전통검도인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잘못됐으며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퍼포먼스를 마친 후 청와대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보냈다.
진정서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일본의 검도인 '켄도(kendo)'가 우리나라에서 '검도'라고 고유명사를 독점하고 있다.
- 대한검도회는 일본켄도의 국제조직인 국제켄도연맹(International Kendo Federation)의 한국지부일 뿐이다.
- 켄도를 검도로 표기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 검도와 혼돈되니 대한검도회의 검도를 켄도로 발음하고 표기하도록해 달라.
- 대한검도회는 켄도를 검도라는 명칭을 쓰면서 마치 켄도가 마치 한국의 검도인양 애매한 표현으로 선전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데, 이를 시정하고 명확히 일본의 것임을 알려야 한다.
- 대한검도회는 켄도가 한국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3.1절, 이순신탄생일 등을 기념한 대회를 열고 있는데, 조국을 위해 일본과 싸우던 분들을 일본 사무라이 정신의 정수인 켄도에서 기린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 대한체육회에 우리의 전통 검도를 계승하는 검도를 가입시켜 달라.
이번 퍼포먼스를 주도한 ‘우리검도바로알리기운동본부’는 해동검도인들이 주축이 된 모임이다. 이들은 해동검도야 말로 고구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검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검도바로알리기운동본부의 김태연 본부장은 “일본 제국주의 사무라이 문화의 산물인 일본의 켄도가 마치 우리나라 전통무술인 것처럼 잘못 알려지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우리의 전통 검도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계속적인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도의 명칭을 둘러싼 대한검도회 측과 해동검도 측의 논쟁은 국내 무술계의 오래된 논쟁의 하나. 이번 검도의 명칭을 둘러싼 논쟁은 검도 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무술, 예를 들어 합기도, 태권도 등과도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국내 무술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태권도조선 박성진 기자 kaku6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