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앙드레 김' 브랜드는 평소 높은 가치 때문에 콜레보레이션(Collaborationㆍ공동작업)의 선두 주자였다. 그동안 앙드레 김은 의상 뿐만 아니라 가전 아파트 속옷 보석 침구 도자기 신용카드 아동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가치를 인정받으며 사용됐다. '앙드레 김' 브랜드로만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앙드레 김은 지난 2005년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합작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트라팰리스의 실내 디자인도 그가 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파격적으로 한국 패션 디자이너와는 처음으로 앙드레 김과 손을 잡고 앙드레김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을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앙드레 김 브랜드 가치는 더욱 상승해 신용카드, 골프웨어, 아동복, 속옷, 침구류, 자전거, 도자기, 보석, 벽지, 양말 등 그의 이름이 붙는 것은 모두 성공한다는 신화를 만들었다.

실제로 한국도자기는 지난해 앙드레 김 브랜드 제품을 선보여 30억원의 깜짝 매출을 올려 화제가 됐다.

한국도자기의 김무성 전무는 "주로 대기업과 콜레보레이션을 하셨던 앙드레 김 선생님이 도자기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셨다. 중소기업이라 많은 로열티를 드릴 수 없었음에도 '돈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흔쾌히 브랜드 도자기 사업을 함께 해주셨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어 앙드레 김 제품은 회사의 주요제품으로 성장했다. 선생님의 도자기 사랑을 계승해 앙드레 김 브랜드는 사명감을 가지고 지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무는 "아무래도 선생님이 생전에 직접 디자인하신 도자기는 소장가치와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앙드레 김 침구류를 오랫동안 판매해온 GS홈쇼핑의 안선영 MD 과장은 "앙드레 김 침구류는 40~50대 여성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높아 1시간에 6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였다.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높은 가격임에도 꾸준히 판매가 유지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홈쇼핑 사업자 간에도 앙드레김 제품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며 "9월에 앙드레 김 브랜드의 새 제품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데, 명성에 걸맞게 차질 없이 성공시키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앙드레 김 자전거를 선보였던 삼천리 자전거 측은 "지난해 기획성으로 앙드레 김 자전거를 선보였는데 언론 노출도 많았고, 판매 성과도 좋았다. 딱 한 해만 판매했지만 자체적인 평가는 상당히 좋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앙드레 김 란제리는 서울 충주 시흥 제주 등 전국에 매장을 오픈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개인의 이름으로 이렇게 성장한 브랜드는 지금까지 없었다. 외국의 명품 브랜드인 아르마니, 프라다 등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앙드레 김이 떠난 후에도 그의 브랜드 가치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앙드레 김의 손길이 직접 닿은 제품은 그 희소성에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