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0억원 어치의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백신이 유통기한 종료로 폐기될 상황에 놓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석용 한나라당 의원은 13일 “창고에 잠자는 신종플루 백신 총 700만명분(846억원 상당)이 유통기한 종료로 순차적으로 폐기처분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현재까지 폐기된 백신은 모두 94만5000명분(66억원 상당)이다. 당장 9월에도 3000명분, 10월 6만명분, 11월 44만명분, 12월 188만명분, 내년 1월 505만명분이 차례대로 폐기된다.

질병관리본부는 계절인플루엔자 예방백신으로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올해 한 번에 세 가지 유형을 예방할 수 있는 계절독감 백신이 새로 나오기 때문에 신종플루 백신이 많이 소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0일 1년2개월만에 신종 플루 대유행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해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면서 WHO는 ‘실태를 지나치게 부풀려 신종플루 백신의 대량 주문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정부가 신종플루 대유행이라는 응급상황을 맞아 적절한 대처를 한 것으로 평가하지만 백신의 공급시기와 수요를 예측하는 데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국가들은 반품을 하거나 다른 종류의 대유행 백신으로 전환 비축을 하는 등 국가예산 낭비를 막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민관 TF를 구성해서 신종플루 백신 재매입을 통해 해외판로를 개척하는 수출회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