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T―뉴스 박현민 기자] TV만 켜면 복수극이 난무한다. 바야흐로 복수극 전성 시대다. SBS '나쁜남자', '자이언트', KBS 2TV '여우누이뎐', '제빵왕 김탁구'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부분의 작품은 모두 주제나 소재 면에서 복수를 차용했다. 드라마 속에서 복수는 이미 하나의 흥행 코드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이 중 특정 색상을 타이틀에 활용해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복수극이 있다. MBC 아침드라마 '분홍립스틱'과 그 후속작인 '주홍글씨', 일일극 '황금물고기'가 그것.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은 색깔을 사용한 타이틀이라는 점 이외에도 자신을 배반한 남자에 대한 여자의 복수라는 데 있다. 일부함원 오월비상(一婦含怨五月飛霜)이라 했던가.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뼈져리게 느끼게 한다. 앞서 SBS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가 "부셔버리겠어"를 외친 이래 수많은 여인의 복수극이 펼쳐졌다. 특히 '황금물고기'에서는 이 명대사를 염두에 둔 듯 배우 조윤희가 "부셔줄게…"라는 대사를 내뱉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청률 20%를 육박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분홍립스틱'(극본 서현주, 연출 최창욱)의 분홍빛깔은 여자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제작진은 "순수했던 유가은(박은혜)이 한순간 남편 박정우(이주현)와 친구 김미란(서유정)에게 배신을 당해 모든 것을 잃고 복수를 꿈꾼다. 그녀는 화려한 불나비로 변신해 대기업 회장인 맹호걸(독고영재)을 유혹해 복수를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즉, '분홍립스틱'은 복수를 위한 일종의 도구인 셈. 제작진은 꾸며진 외적 아름다운과 복수에 물든 심적 추함을 극단적으로 교차시키며 자극성을 높였다. 이러한 역설적인 교차법은 극 중 재벌인 맹호걸이 고귀함과 저속함을 넘나드는 것과 유사한 장치다. 누구보다 젠틀했던 그가 복수의 도구로 자리매김하면서 벌이는 잇단 졸속한 행동들은 복수의 자극성 농도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

시청률 20%를 육박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분홍립스틱'(극본 서현주, 연출 최창욱)의 분홍빛깔은 여자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제작진은 "순수했던 유가은(박은혜)이 한순간 남편 박정우(이주현)와 친구 김미란(서유정)에게 배신을 당해 모든 것을 잃고 복수를 꿈꾼다. 그녀는 화려한 불나비로 변신해 대기업 회장인 맹호걸(독고영재)을 유혹해 복수를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즉, '분홍립스틱'은 복수를 위한 일종의 도구인 셈. 제작진은 꾸며진 외적 아름다운과 복수에 물든 심적 추함을 극단적으로 교차시키며 자극성을 높였다. 이러한 역설적인 교차법은 극 중 재벌인 맹호걸이 고귀함과 저속함을 넘나드는 것과 유사한 장치다. 누구보다 젠틀했던 그가 복수의 도구로 자리매김하면서 벌이는 잇단 졸속한 행동들은 복수의 자극성 농도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

새 아침드라마 '주홍글씨'(극본 김지수, 연출 이민수)는 후배의 남자를 빼앗아 불행에 직면하게 되는 여자 한경서(이승연)의 이야기를 그렸다. 자신의 남자를 믿었던 선배에게 빼앗겨 복수를 꿈꾸는 비련의 여자로 차혜란(김연주)이 등장한다. 대신 카메라의 초점이 복수극의 주체가 아닌 객체인 한경서에게 맞춰졌다는 점에서 타 드라마와 차별점을 갖는다.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주홍글씨'는 미국의 작가 너대니얼 호손이 지은 동명의 소설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한 의사와 그의 아내, 그녀와 간통한 목사를 중심으로 일어난 비극적 사건을 다룬 소설 '주홍글씨' 속에서는 간통한 여인들에게 낙인으로 주홍글씨를 남겼다. 이후 '주홍글씨'는 인간의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상징하는 대명사처럼 사용됐다.

'주홍글씨'의 김정호 CP는 '색상이 들어간 타이틀을 차용하는 이유라도 있느냐?'는 질문에 "색깔이 타이틀에 들어갔던 드라마가 모두 잘됐다"고 웃으며 "'하얀 거짓말', '분홍립스틱', '황금마차' 등 색깔 타이틀 성공의 연속성을 '주홍글씨'로 입증해 보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6일 종영되는 '분홍립스틱', 현재 방영 중인 '황금물고기', 9일 첫회 방송 예정인 '주홍글씨' 등이 타 복수드라마와 얼마나 차별화된 색깔로 시청자의 호응과 공감을 이끌어 낼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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