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다. 몇 센치인지는 직접 밝히지 않겠다. 팔도 짧고 머리도 크다." '알통 28호' 개그맨 이승윤(31)이 자신의 몸에 대해 내린 냉정한(!) 평가다. 그러나 '몸꽝'이었던 육신이 근육남으로 재탄생한 모습에서는 위축은 커녕 자신감이 넘쳤다. 3년 동안 감량한 몸무게만 25㎏. 몸에 있는 지방을 다 걷어내고 '식스팩 명품복근남'으로 우뚝 선 그가 직접 쓴 저서인 '웰컴 투 식스팩'을 들고 T-뉴스 앞에 당당하게 나타났다. "알통 28호~ 먼저 연락와서 인터뷰하자고 그러는거 아니야~"

▶생긴 건 '짐승'인데, 의외로 글을 잘 쓴답니다! 소녀감성 이승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대박'을 낼 줄은 몰랐다. 이승윤이 7월 20일 출간한 헬스책 '웰컴투 식스팩'이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를 비롯, 헬스서적 분야 1,2위를 다투고 있으니 말이다. 2010년 들어 우람한 몸을 슬림하게 만들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책 출간에 인기 서적 랭크까지 이뤄지자 마냥 싱글벙글했다.

"2009년에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속 코너 '씁쓸한 인생'에서 뭉치 역을 맡으면서 많이 놀았다. 특별히 할 게 없더라(웃음). 그래서 2010년에는 다시 몸을 좀 만들어 볼까 생각을 했는데, 주변을 돌아보니 군살 없는 몸매의 '짐승남'이 트렌드더라. 여태껏 나의 '무식해 보이는 몸'에 만족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트렌드에 맞지 않는 몸이라고 느껴져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확실히 착실하게 운동을 하니 몸이 슬림해졌고 날씬해질 때 쾌감이 왔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됐고,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너무나 뿌듯하다."

몸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한 시점은 올 봄 천안함 사태 시국으로 '개콘'이 5주 연속 결방될 때였다. 일은 없고, 나라에 큰 일이 있는데 마냥 노는 것도 도의가 아닌 것 같아서 운동만 정말 열심히 했다. 5주 후 변한 몸을 가지고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무대에 올랐을 때 그의 몸을 보고 놀란 출판사 직원이 직접 연락을 하면서 책이 빛을 보게 됐다.

"헬스 서적 담당자가 단기간에 살을 어떻게 뺐는지 궁금해 전화를 했고, 이야기 끝에 책을 기획하게 됐다. 내가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 정리해 주는 방법이 더 쉬웠을 텐데, 모든 내용을 직접 썼다. 생긴 것과 다르게 글쓰는 것을 좋아해서(웃음) 예전 여자친구와도 편지로 사귀게 됐다. 여자친구가 세 장 쯤 읽어내려갈 때는 눈물이…(기자 폭소). 다른 것보다 어려운 용어만 가득찬 전문 서적이 아닌 '진짜 실용서'를 쓰고 싶었다. 쉽고 재밌게 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몸 만들기 위한 노력? "그 좋아하던 탕수육, 먹다 뱉었죠"

이승윤의 책에는 '재밌게 쓰기 위한' 두 달 간의 노력이 듬뿍 담겨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운동 방법 사이 사이에 있는 이승윤의 개인적 이야기. '개콘' 동료들이 이승윤을 유혹하기 위해 '닭가슴살 도시락'에 그가 제일 좋아하는 탕수육을 올려놨는데, 너무 먹고 싶어서 맛만 본 채 뱉었다. 이후 동료들이 그의 진지함에 탄복해(!) 다시는 장난을 치지 않았다는 훈훈한 미담 등이다.

"운동을 하면서 술자리를 극복하는 방법도 경험에서 비추어 썼다. 남자들이 술 마시러 가는 이유? 여자가 연관되어 있으면 솔직히 나가게 되지 않나. 나 같은 경우도 '빡구' 윤성호가 모델 세 명이 있다고 해서 고민 끝에 나갔는데, 그 모델이 박지선 오나미 김민경이었다(웃음). 나가보면 솔직히 별 거 없는 경우가 거의 다다. 시간과 돈, 몸까지 버리는 일은 애초부터 안 하는게 좋다."

운동 동작을 설명하는 사진도 시원시원하니 이해가 쏙쏙 된다. 아무래도 선수나 전문가, 트레이너가 아니다 보니 몸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느낀 점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노하우 등을 듬뿍 담았다. 배고픔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밤에 닭가슴살과 고구마, 계란으로만 음식을 먹으면 된다. 맛은 정말 없지만 다음 날 거울을 보면 미세한 변화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이승윤은 현재도 닭가슴살 식단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물론 운동이 다 좋지만은 않다. 살을 빼면서 신경도 날카로워지고 무기력증도 온다. 단백질 섭취를 많이 하다 보니 가스 분출이 어우…(웃음). 아직도 내 몸에 100% 만족하거나 근육을 자랑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운동을 하면서 신체적인 약점도 극복하고 큰 자신감을 얻었지 않나. 많은 사람들에게 '일주일마다 '개콘'에서 보는 이승윤이 했는데,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

▶새코너 '짐승들', 원래 제목 '개짐승'이었던 사연?

이승윤이 '개콘'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새코너는 '개콘' 몸짱라인 허경환 및 쌍둥이 이상민, 이상호와 함께하는 '짐승들'이다. 역기 및 운동 기구들에 마이크를 붙여놓고, 핏줄이 설 만큼 힘들게 운동을 해야 마이크를 통해 노래를 할 수 있는 코너다. 첫 방송에서는 2PM의 '하트비트'를 불렀는데, 역기를 들며 가사인 '웨이팅 포 유!'를 외치는 모습에 다들 빵 터졌다.

"나름대로 '근육 개그' 시즌2라고 볼 수 있는 야심작인데, 원래 제목은 '개짐승'이었다(웃음). '개그계의 짐승돌'이라는 뜻이었는데 제목이 너무 세서 바뀌었다. 우리 모두 개콘에서는 '몸짱'들이라 몸으로 할 수 있는 개그를 생각한 끝에 탄생했다. 첫 방송의 임팩트가 강해서인지 다들 소재의 부재를 걱정하던데, 사실 걸그룹 노래나 발라드를 하면 바들바들 하는 모습이 더 재밌을 것이다. 소재에 있어서는 큰 걱정을 안 한다. 앞으로도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한다."

겹경사가 나는지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는 통신사와 치킨 CF로 광고 물꼬를 텄다. 멤버 모두 그렇게 CF를 외치더니 러브콜이 꽤 들어오고 있다고. 이승윤이 일주일에 한 번 출연 중인 홈쇼핑 장어 광고는 그가 쇼호스트로 등장하는 날 준비된 수량이 완판된다. 말 그대로 건강한 이미지를 통해 스테미너계의 획을 긋는 셈. 특히 어머니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지금처럼 무대에서 사람들을 웃기면서 꾸준히 몸 관리를 하려고 한다. '개콘' 동료들 사이에서는 내가 '관장님'으로 불린다. 자연스럽게 운동부가 창설돼 이상민 이상호를 비롯해 이종훈, 송병철, 송준근, 허경환 등이 KBS 체육관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데, 서로 자극을 준다는 점에서 정말 뿌듯하다. 개그맨들도 멋있으면서 웃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만큼, 다들 '개짐승'이 되어 볼란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