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필용 전 수도경비사령관

'윤필용 사건'의 당사자인 윤필용(83) 전 수도경비사령관이 24일 오전 0시15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7년 전 식도암 수술을 받은 윤 전 사령관은 두달 전 지병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1949년 육사 8기로 임관한 윤 전 사령관은 1961년 최고회의 의장실 비서실장과 1963년 육군본부 관리참모부 분석과장, 1965년 육군 방첩대장 등을 역임했다. 1970년 제3대 수도경비사령관 자리에 오르면서 탄탄대로를 달린 그는 1973년 소위 '윤필용 사건'에 휘말리면서 소장(少將)을 끝으로 군복을 벗었다.

'윤필용 사건'은 1973년 윤필용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이 술자리에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이 노쇠했으니 물러나시게 하고 후계자는 형님이 해야한다"고 발언했다가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의혹으로 윤 사령관과 그를 따르던 장교들이 처벌된 사건이다. 그의 발언은 곧 박정희 대통령에게 들어갔고, 윤 전 사령관을 비롯한 장성 3명 등 장교 13명이 횡령과 수뢰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육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존재가 처음 알려지게 됐다.

이후 세인의 관심에서 묻혔던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당시 윤 사령관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징역 3년을 받았던 김성배(78) 예비역 육군 준장이 36년만에 법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던 윤 전 사령관은 2년만에 석방돼 한국도로공사 사장, 한미친선회 이사, 한국전매공사 이사장, 한국담배인삼공사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거양(巨洋) 회장직을 맡아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허필순(77)씨와 아들 해관(거양 대표이사 사장), 딸 보경·혜경, 사위 나동민(NH농협보험 사장)·조관성(한인기획 사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7일 오전 8시다. (02)3410-6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