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극장가 쌍끌이를 시작한 한국과 미국, 양국의 화제작 '이끼'와 '인셉션'이 관객들의 '결말 논의'로 활발하다.

두 작품은 나란히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하며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화제작이란 점 외에도 관객들 사이에서 영화적 논의- 특히 결말에 대한 다양한 의견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강우석 감독의 '이끼'는 원작 자체가 워낙 사회성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탓에 영화 역시 곱씹게 되지만, 원작과는 다른 결말을 제시해 다시금 관객들에게 다시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끼'의 결말은 강우석 감독이 제안으로 윤태호 작가가 직접 글을 쓰며 원작자-감독 간의 커뮤니케이션 하에 이뤄진 작품. 그런 점이 원작 팬들의 궁금증을 더욱 유발하고 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결말에 대해 곱씹는 분위기가 강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에는 '이끼'의 결말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하거나 글을 남기는 네티즌들이 많다. '이끼 결말'이란 단어가 인터넷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를 정도.

이에 예비 관객들은 관람한 네티즌들의 리뷰 속에 포함된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오히려 평점이나 리뷰 포스팅을 보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개봉해 '이끼'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셉션' 역시 마찬가지다. '메멘토', '다크 나이트'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인 '인셉션'은 가까운 미래, 타인의 생각을 훔치기 위해 꿈속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영화로 2억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SF 블록버스터다.

개봉 전 미국에서 쏟아진 프리뷰 호평들, '매트릭스'를 능가하는 혁명적인 영화라는 입소문이 퍼져 사실상 대중적인 영화가 아님에도, 북미 현지를 넘어 국내에서도 개봉일부터 1위를 달리고 있다.

꿈을 다룬 초현실의 영화인 만큼 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를 잘 붙들고 쫓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기 쉽상. 환상 속에 겹겹히 설계한 놀란 감독의 영화적 구도, 꿈과 현실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 등이 비교적 간단한 줄거리의 틀을 가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만만치 않게 다가온다.

특히 '인셉션'의 결말은 관객에게 영화 상영이 끝나고도 머리에서 다시 영화를 재상영하게 하는 욕구-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 마디로 지적인 도전욕을 자극하는 영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영화 블로그들에서는 '인셉션' 결말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관객들은 미로에서 길을 찾듯 자신이 생각하는 결말의 의미에 대해 펼쳐놓으며 갖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열린 결말'을 넘어 퍼즐을 맞추는 재미, 해석의 여지를 주며 관객들의 관람 행위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엔딩-영화적 논의가 두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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