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한나라당민주당을 향해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이 강 의원 논란을 '패륜적 성(性) 스캔들'로 규정하고 한나라당을 '성희롱당'이라고 공격한 데 대한 역공(逆攻)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21일 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민주당 지자체장 가운데 강 의원보다 더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이 오늘 내로 조속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의 발언은 민주당 소속인 이강수(58) 전북 고창군수를 겨냥해 둔 것이다. 6·2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이 군수는 수차례에 걸쳐 군청 계약직 여성 공무원 김모(23)씨에게 "누드사진을 찍어보라"고 말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했다는 구설수에 시달려왔다.

이 군수는 이 사안과 관련해, 김씨로부터 고발까지 당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5월 당 윤리위원회 차원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했지만,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자 정확한 진상파악이 어렵다고 보고 이 군수에게 '주의'조치를 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전북지방경찰청 역시 "수사해 보니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었고 모욕죄 적용도 어려웠다"며 이 군수에 대해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야권의 다른 정당들도 민주당을 향해 공세를 펼쳤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군수에 대해 "(김씨) 본인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희롱이) 벌어진 점이라든가, 우월한 지위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 등을 볼 때 강용석 사건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민주당이 자당 소식 공직자의 이러한 행태에 침묵하면서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서는 계속 비난한다면 '똥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보고 뭐라고 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자당 소속 공직자 문제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면서 한나라당 의원의 성희롱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민망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창군수 성희롱 사건
피해자 김모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말에서 올해 1월 초쯤 박 전 의장의 부름을 받고 군의장실에 들어갔다. 당시 박 전 의장과 이 군수는 사진 애호가인 박 전 의장이 낸 사진첩 '자연과 세상과의 소통'을 보고 있었다. 이 책에 실린 세미누드 사진을 보던 이 군수는 김씨에게 "너도 누드 사진을 찍을 생각 있느냐? 지금 찍으면 예쁘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대답을 주저하자 "나랑 의장님이 말하면 그냥 네~ 하면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1월 29일과 2월 23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이 군수가 "아직도 누드 사진 찍을 생각이 없느냐? 나이가 몇 살인데 부모님과 상의를 하느냐? 내가 너랑 장난치냐. 이제 이 아이랑 뭔 말을 못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군수는 3월30일 군청의 한 행사장에서도 "부모님과 (누드 사진을 찍을지) 상의해 봤냐"고 물어봤다고 김씨는 밝혔다.

김씨는 "이 군수로부터 누드사진을 찍어보라는 성적 괴롭힘을 네 차례에 걸쳐 당했다"며 "성희롱을 당한 자리에 박현규 전 군의장도 세 차례 함께 있었고, 이런 분위기를 거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군수는 "지난 1월쯤 김씨와 한 차례 같이 있기는 했지만, 김씨가 주장한 그런 일은 없었다"며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씨 가족들이 민주당에 이런 제보를 했는데, 선거 때만 되면 나를 음해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씨는 경찰의 "혐의 없음" 처분이 나온 뒤에 "중요 증언을 담은 녹음파일과 녹취록, 사진첩 등을 제출했지만 경찰이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