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당국에서는 현재 4계급인 부사관 계급을 5계급으로 변경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80년대 후반에 상사를 이등상사·일등상사로 나눠 4등급으로 변경한 적이 있다. 선발과정을 거쳐 일등상사로 진급한 사람들은 사기가 올랐지만, 대부분의 상사·중사·하사들은 그 반대였다. 당시 전군의 상사는 졸지에 이등상사가 되자 가만히 앉아 강등당한 기분이었다. 이후 '이등상사'란 명칭이 문제가 되자 이등상사는 원래 상사로, 일등상사를 원사로 칭했다. 부사관의 으뜸이라는 '원사(元士)' 명칭에는 많은 부사관이 지지를 보냈다.
부사관 지원율이 날로 저하되고 있는 현실에서 지금의 부사관 계급을 5등급으로 한다고 지원율이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계급구조의 변경은 오히려 부사관의 사기진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핵심은 직업군인으로 정년까지 근무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신설 계급의 위치이다. 지금 논의되는 것을 보면 상사와 원사 사이나 원사 위에 새 계급을 만들려는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일부는 불가피하게 강등되는 상황이 생겨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신설 계급은 하사 아래가 돼야 한다. 기존 부사관들은 일계급씩 진급하는 효과도 있다. 신설 계급의 명칭은 이사(二士), 하사는 일사(一士), 중사는 정사(正士)로 변화를 주고, 상사·원사는 그대로 쓰자. 현행 중(中)과 하(下)는 상하 구분은 뚜렷하나 중하류를 연상케 한다. 상(上)과 원(元)은 위와 으뜸을 나타내므로 그 이상의 자(字)가 없다 하겠다. 특히 원사는 부사관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고, 상사는 국민에게도 익숙하고 정다운 명칭이다.
무엇보다도 원사에 대한 처우가 개선된다면 중·하사의 전역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해·공군과 해병대는 원사에서 시험을 통해 준위를 임명함으로써 진급 못한 사람들은 박탈감을 느끼는 상황이 되고 있다. 군의 단결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준사관 직위에 원사를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선발된 원사는 소정의 교육을 거쳐 지금의 준사관 직무를 전역 때까지 수행하면 된다. 또한 해당 직무를 초급 부사관부터 익히도록 한다면 성취감도 높일 수 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초급 부사관들의 조기 전역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