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봤을때 노출 부담 0%

운동-식이요법 한달간 7kg 감량
 

"베드신 때 '진짜로 하는 거 같다'고 장난치면서 찍었어요."

지난달 2일 개봉해 300만을 훌쩍 넘겨 롱런 중인 영화 '방자전'(감독 김대우)의 열기가 아직도 뜨겁다.

원작엔 등장하지 않는 방자와 춘향이의 베드신도 화제였지만, 향단이와 이몽룡의 베드신은 더욱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향단이 역의 류현경과 이몽룡 역 류승범의 사실적인 성애 연기와 자극적인 성적 대사들은 남성 관객뿐만 아니라 여성 관객들까지 마른침을 삼키게 만들었다.

처음으로 베드신 연기에 도전한 류현경은 "시나리오 읽었을 때부터 노출에 대한 부담은 0%였어요. 김대우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컸죠. 전작 '음란서생'에서도 베드신이 꼭 필요했고 아름답고 고급스럽게 표현 됐잖아요"라며 "어릴 때부터 평생 연기를 하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이런 연기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베드신 촬영할 때도 그냥 밥 먹는 연기하듯 똑같이 연기했죠"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어 그녀는 "스태프가 박수치는 걸 보고 의아하다고 생각했어요. (김)지석 오빠도 촬영 전날 '현경아 울지마. 여배우란 원래 이런저런일이 있어. 영화가 좋으니까 괜찮을 거다'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전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거든요"라고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아주 당차다. 실제로 류현경의 베드신 촬영이 끝나자마자 스태프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그녀의 연기 열정에 자연스럽게 터져 나온 거다. 그녀 인생에서 첫 베드신이었지만 NG없이 단번에 촬영을 끝냈으니 어찌 보면 시간과의 전쟁인 촬영 현장에서 기립박수는 스태프들의 고마움의 표시였을지도 모르겠다.

"전날 속옷만 입고 리허설 하는데 승범씨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서 편했어요. 서로 '다찌마와리 신'(싸우는 장면) 촬영하듯 하자고 약속했죠"라고 밝힌 류현경은 "촬영 때 '우리 진짜 하는 거 같다'고 서로 장난까지 치면서 찍었다니까요"라고 살짝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이어 그녀는 "촬영 중에 승범씨가 (공)효진씨한테 베드신 찍는다고 얘기 안했다고 걱정하는 모습도 재미 있었어요"라며 살짝 비밀을 꺼내더니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주혁 오빠와 여정 언니 베드신 촬영 때 뒤에서 승범씨랑 둘이서 춤추면서 장난쳤어요"라고 깜짝 비하인드 스토리도 털어놨다.

그렇다고 베드신이 류현경에게 유쾌한 촬영은 아니었다. 한 번의 섹스 신이지만 아름다운 몸매를 보여주기 위해 무려 7㎏이나 감량하는 피나는 노력을 했다. 류현경은 "영화 시작하면서 (조)여정 언니랑 피트니스를 같이 다니면서 운동했어요. 서로 다 벗고 서로 '어디 어디' 빼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운동했죠(웃음)"라며 "촬영장에서도 (김)주혁 오빠랑 여정 언니가 계속 운동하니까 옆에서 자극 받아서 저도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요. 한 달 동안 고구마 계란 두부만 먹었어요. 혼자 했으면 정말 못했을 거예요"라며 다이어트 과정을 밝혔다. 아역 연기자 출신인 류현경은 10대 때부터 꾸준히 단편영화를 연출하면서 유지태 구혜선과 함께 배우 출신 영화감독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제9회 미장센 단편영화제'에 그녀가 연출한 단편영화 '날강도'가 초청을 받기도 했다. '날강도'에서 감독 주연 각본 제작 1인4역을 맡은 그녀는 올해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올해 졸업했고, '날강도'는 그녀의 졸업 작품이다. 지난해에는 그녀가 연출한 단편영화 '광태의 기초'가 충무로국제영화제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