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맹활약한 베테랑 수비수 이영표(33·사우디 알힐랄)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은 관중석에서 보겠다”며 더이상 월드컵에서 뛰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이영표는 15일 MBC 라디오 ‘박혜진이 만난 사람’에 출연해 “은퇴 이후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이를 준비하고 있다”며 “힘든 일이긴 하지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도자로 활동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는 “지도자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하고,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향후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놨지만 지금은 이야기 못하겠다”고 언급을 피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선교나 목회와 관련된 일도 아니다"면서 "축구를 떠나서는 절대 살 수 없다.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영표는 은퇴시점에 대해 "두 번째 인생을 위해선 빨리 은퇴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체력적으로 크게 어려움을 못 느끼고 있어 은퇴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영표는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한 쓴소리도 했다. 그는 "잘 길러지지 못한 선수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며 "한국은 내가 운동할 때보다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열악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도자들이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에 대해 "그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누가 '내 전술은 너무 좋았는데 선수들이 내 전술에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전술은 누구든지 공부하면 배울 수 있지만 좋은 지도자의 자질은 선수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