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T―뉴스 이진호 기자]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으고 있는 화제작 영화 '이끼'가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가운데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끼'는 윤태호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주인공 유해국(박해일)이 폐쇄된 마을에 들어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아직 정식 개봉되지는 않은 상태지만 언론 시사회를 비롯한 일반 시사회를 통해 벌써부터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스릴러적 요소를 갖춘 '이끼'는 긴장감있는 설정과 충격적 반전으로 관객들을 혼돈으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충격 반전보다도 더욱 관객을 의아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영상 등급 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 그것.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주제 및 내용, 폭력적 영상표현, 모방위험 등 부분에서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주의가 필요한 영화"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살인이란 소재가 있지만 디테일하게 묘사되지 않았고, 다른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베드신조차 없다. 이는 '이끼'보다 더욱 잔인하고 선정적인 영화조차 최근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고 있는 경향에 비추어볼 때 이해하기 힘든 부분.
특히 영화 초반 유목형(허준호)가 집단 린치를 당하면서 그려지는 잔인한 몇 장면을 삭제한다면 충분히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이 가능할 보였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끼'가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바로 소재에 있다"면서 "사이비종교 류에 빠져 집단 자살을 하는 장면과 이영지(유선)가 유년시절 겪는 아픔때문"이라고 전했다.
극 중 유목형과 천용덕 이장(정재영)은 새로운 마을을 건설하면서 뜻하지 않게 삼덕 기도원 집단 자살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이 사건의 진실을 두고 이영지-유해국(박해일)-천용덕 등 주요 인물들이 영화 종반까지 치열하게 대결하기 때문에 극 전개에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영지가 유년 시절 겪는 아픔이 최근 우리 사회에서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범죄와 조금은 유사한 부분이 있어 이러한 점 역시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정재영, 박해일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이끼'는 30년간 은폐된 한 마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서스펜스 스릴러물로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