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사상 가장 격렬한 '격투기 결승전'이었다. 이날 나온 옐로 카드(경고)는 네덜란드 9장, 스페인 5장 등 모두 14장으로 종전 최고치인 1986년 멕시코대회 결승전(아르헨티나―서독)때의 6장보다 배 이상 많았다.

경기는 전반 15분 네덜란드의 판 페르시가 스페인 캅데빌라의 발목을 걷어차 첫 경고를 받으면서 격투기 양상으로 바뀌었다. 전반 16분 스페인 푸욜, 22분 네덜란드 판 보멀, 23분 스페인 라모스, 28분 네덜란드 더용이 경고를 받는 등 30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5개의 옐로 카드가 쏟아졌다. 결국 네덜란드의 헤이팅아가 연장 후반 4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하는 등 거친 파울이 경기 종료 때까지 이어졌다. 잉글랜드 출신의 하워드 웹 주심이 한번 경고를 받은 선수에게는 카드를 내미는 것을 자제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 많은 옐로 카드가 나올 수도 있었다.

양팀의 파울 수도 네덜란드 28개, 스페인 19개 등 47개가 쏟아졌다. 이번 남아공월드컵 64경기 중에서 네 번째로 많은 숫자였다. 네덜란드의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반칙은 양쪽에서 다 나온 것이지 우리만 한 게 아니다. 스페인도 험한 반칙을 많이 했다"고 하소연했지만, 외신들은 네덜란드가 전술적으로 거친 경기를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모두 23장의 옐로 카드와 126개의 파울을 기록해 7경기를 치른 4강 진출팀 중에서 최다를 기록하며 '반칙왕'으로 남게 됐다. 결승전 이전까지 '신사적인 경기'를 했던 스페인은 월드컵 우승 트로피와 함께 FIFA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