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를 가로지르는 덕풍천은 길이 8.5㎞, 유역면적 19.5㎢의 한강의 제1지류다. 상사창동의 남한산성 아래에서 발원하여 상사창동·항동·하사창동·춘궁동을 경유하고 교산동·덕풍동·신장동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든다.
덕풍천 중상류 쪽에는 경작지가 형성되어 있고, 시 중심가를 흐르는 중류에는 주거지 및 상가가 발달되었으며, 한강으로 이어지는 하류 쪽에는 양쪽으로 논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주변을 주차장으로 이용해왔고 그나마도 부실한 관리로 인해 급격하게 건천화돼 여름철이 되면 악취가 코를 찔렀다. 또 한강 연결부분에 설치된 대형보가 물고기의 이동로를 막아 하천에서는 물고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년여 동안 하남시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사업 덕분에 다 죽어가던 덕풍천이 다시 숨 쉬는 하천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양재천' 모델로 생태하천화 추진
하남시는 지난 2008년부터 시의 중심 하천인 덕풍천을 살리기 위해 총사업비 224억원을 투입해 7.4km구간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가 지난 2001년 친환경적 자연형 하천공법을 이용, 곤충과 어류 및 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저습지와 버드나무 숲길을 조성하는 등 생태하천으로 복원한 양재천을 모델로 도심을 관통하는 덕풍천을 다양한 생물 서식이 가능한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2년 동안 콘크리트 호안(護岸)과 주차장을 철거했고, 대신 풀이 자랄 수 있는 자연석 또는 황토블록으로 호안을 만들고 둔치에 녹지를 조성해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생태관찰로와 징검다리, 한강까지 연결되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시 관계자는 "덕풍천을 인공시설물이 전혀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갖춘 하천으로 복원해 시민들이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복원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건천화 방지하고 어도(魚道)도 설치
시에서는 그동안 지적되어 왔던 하천의 건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덕풍천 6.5km 구간에 유지용수관을 매설하고 한강에서 2만t의 물을 끌어와 덕풍천으로 흘려보냈다. 또 지난 4월 한강 합류지점에 설치돼 있던 대형보에 물고기의 통행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14개소의 어도를 설치했다. 이로 인해 한강으로부터 물길을 타고 덕풍천으로 거슬러 올라온 잉어가 산란하는 진풍경이 목격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방2급 하천인 덕풍천이 치수안전도와 정상적 이수기능을 유지하면 다양한 생물서식이 가능한 자연하천으로 복원되고 자정능력이 회복됨에 따라 다양한 생물종의 먹이사슬이 형성될 것"이라며 "앞으로 덕풍천에서 30년 전 사라졌던 갈겨니, 피라미, 송어, 끄리, 살치, 강준치, 황어, 누치, 참마자 등 맑은 물에서 사는 물고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
덕풍천 일대는 앞으로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그동안 팔당대교 밑에서 덕풍천까지 강변을 따라 4㎞가량 이어지는 경기 하남 미사리 일대 산책길에는 주산책로와 함께 메타세콰이어길, 자전거길, 조깅길, 갈대숲길, 맨발걷기길 등 다양한 샛길이 함께 조성되고 있다. 이번 사업으로 덕풍천변에 4.5km 구간의 전용 산책로가 설치돼 미사리 한강산책로와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