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명주 기자] 공포 영화 ‘폐가’의 촬영 무대가 실제 귀신들린 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폐가’ 관계자는 12일 ‘폐가’가 실제로 ‘귀신들린 집’으로 유명한 경기도의 한 폐가를 촬영장소로 확정 짓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영화는 사실적인 공포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리얼 호러인 만큼 기획 당시부터 촬영장소의 분위기와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었다. 말 그대로 영화 속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촬영장소인 폐가였던 셈이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온라인 폐가 체험 카페에 올라와 있는 정보들을 참고하여 전국 방방곡곡을 뒤졌다.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영화의 주인공인 귀신들린 집을 찾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 다닌 것이다. 초반에는 2~3명이 한 조가 됐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과 위치 정보를 서로 공유했다. 그러나 전국에 있는 50여 개의 폐가들을 모두 둘러보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나중에는 지역별로 1명씩 흩어져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사연이 깊은 장소의 경우, 스탭들조차 혼자 들어가기 겁날 때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그 중 세 곳이 유력후보로 떠올랐으나 제천의 XX갈비와 영덕의 흉가는 공간의 협소함 때문에, 대전의 모 여고는 학교라는 특색 때문에 선택받지 못했다. 결국 서울과 경기권을 중심으로 다시 둘러보던 중 기자촌 지역에서 두 채의 집이 묘하게 붙어 있는 폐가를 발견했다.

그러나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살인범이 빈 집에 숨어 있었다는 이유로 전국적으로 폐가들이 빠르게 철거되면서 간신히 찾았던 기자촌 폐가 역시 철거됐다. 장소 물색에 난항을 겪던 중, 제작진은 지인으로부터 경기도에 유명한 폐가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한 걸음에 달려갔다.

경기도에 위치한 폐가는 중앙의 마당을 중심으로 4면에 공장, 창고, 기숙사, 사택 등 음침한 건물로 구성돼 흡사 감옥을 연상시키는 기묘한 분위기다. 한낮에도 공포감이 전해지는 음산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어 제작진 전원의 만장일치로 촬영 장소가 됐다.

하지만 난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촬영 협조가 쉽게 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제작진은 폐가의 구체적 행정지명을 절대로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간신히 촬영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까지도 동네 주민들 사이에 실제 귀신이 목격되었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던 경기도 폐가는 이미 철거가 결정돼 있던 상황이라 제작진은 기한 내에 서둘러 촬영을 마쳐야만 했다.

산 자들의 출입을 금하는 귀신들린 집 ‘폐가’를 통해 령(靈)의 세계에 함부로 발을 들인 사람들이 겪게 되는 끔찍한 공포를 다룬 영화 ‘폐가’는 오는 8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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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