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혼성그룹이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득세 속에 서서히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앨범을 내놓고 팬들을 만나고 있는 혼성그룹과 혼성듀오만 줄잡아 5~6팀. 이들은 여름에 딱 어울리는 신나는 댄스음악은 물론 감미로운 발라드까지 소화해내며 가요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혼성그룹은 그동안 국내 가요계를 이끌어온 가수들의 고전적인 조합. 한동안 룰라, 쿨, 샵, 클래지콰이 등 수많은 팀들이 무대를 주름잡았지만 최근 걸-보이그룹에 밀려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남녀 간의 빼어난 하모니를 바탕으로 2010년 여름 또 다시 '혼성그룹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다시 뛰는'男과 女'
코요태 - 자자 - 에이트 등 여름 시장 석권 야심
동성그룹 득세 식상한 팬들'남녀 하모니'솔깃
혼성그룹이 걸-보이그룹이 득세하고 있는 가요계의 중심을 잡아줄지 관심을 모은다. 위쪽부터 코요태와 에이트, 자자, B2Y.

▶기지개 켜는 혼성그룹

코요태와 에이트, 자자는 이미 잘 알려진 혼성팀이다. 김종민과 신지, 빽가로 구성된 베테랑 혼성그룹 코요태는 최근 신곡 '리턴'으로 인기몰이 중이고, 그동안 '잘가요 내사랑' 등 명품 발라드로 유명세를 탄 3인조 에이트는 신곡 '이별이 온다'로 또다시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또한 '버스 안에서'로 90년대 후반 크게 인기를 얻었던 4인조 자자는 멤버들을 완전히 교체하고 7집 '탄생'으로 팬들에게 다가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반해 비투와이(B2Y)와 소야앤선은 새내기 혼성그룹이다. 지난해 데뷔한 4인조 비투와이는 '미쳐버리게', 소야와 앤선으로 구성된 듀오 소야앤선은 '웃으며 안녕'으로 팬심잡기에 나섰다.

한편, 임시로 혼성듀오를 결성한 2AM의 임슬옹과 아이유는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두 가수가 호흡을 맞춘 '잔소리'는 이미 각종 음악차트 정상을 석권했다.

▶장외대결도 눈에 띄네

혼성그룹의 멤버들은 다양한 개별 활동은 물론 새로운 화젯거리를 만들어내며 치열한 장외대결을 펼치고 있다.

코요태의 김종민이 '해피선데이-1박2일'(KBS2)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는 건 더 이상 특별한 뉴스가 아니다. 동료 신지는 'TV동물농장'(SBS)의 MC를 맡고, 빽가는 사진작가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자의 여성멤버 유니나는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에서 여주인공 사라 역을 맡아, '야시시'한 연기로 화제가 됐다. 가슴사이즈가 D컵으로 알려진 그녀는 가슴성형 논란, 남성관객의 협박 등으로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비투와이는 뮤직비디오에서 멤버간 스와핑댄스를 선보여 선정성 논란에 빠지기도 했고, 소야앤선의 소야는 가수 김종국의 조카로 잘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때아닌 혼성 득세 '왜'

최근 혼성그룹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가장 큰 원인은 걸-보이그룹에 집중된 가요 시장에 싫증을 느끼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동성끼리 보여주는 화려한 군무와 단합된 모습이 팬들에게 좀 더 어필했던 게 사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긴 걸-보이그룹들 중 제대로 실력을 갖추지 못한 채 그저 유행의 일환으로 도전장을 내민 그룹들이 많아 실망감을 안겼다. 이럴 즈음 팬들의 시선이 꽂힌 곳이 바로 혼성그룹이다.

자자의 리더 임성훈은 "사실 예전엔 중저음의 남성 보컬과 파워풀한 남성의 댄스, 깜찍하고 섹시한 여성 멤버의 댄스와 보이스가 조화를 이뤄 정상에 선 혼성그룹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걸-보이그룹이 아니면 가요계에 발을 붙이기 힘들게 됐다. 우리는 이렇듯 지나치게 한쪽에 쏠린 국내 음악시장에서 중심을 잡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