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는 주행 중 차량이 고장 날 경우 최우선적으로 차량을 차로 밖으로 이동시키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선 달리는 차량에 방해되지 않도록 길가로 옮기게 하면서도, 다른 차가 볼 수 없는 언덕 너머나 커브길에는 정차를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운전자가 고장이나 그 밖의 다른 이유로 운전할 수 없을 경우 신속하게 자동차를 차도 이외의 장소로 이동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5만엔(약 69만3000원) 이하 벌금을 물리고 있다.

외국에선 안전 삼각대를 가급적 차량과 가까운 거리에 설치하게 한다. 삼각대를 설치하러 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호주는 차량 뒷부분에서 50m 위치에 세우도록 했다. 낮에는 100m, 야간에는 200m 이상 차량에서 떨어진 곳에 설치해야 하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짧다. 미국에서는 후방 61~91m 떨어진 곳에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일반 도로와 고속도로를 구별해서 삼각대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일반 도로에서는 차량 후방 45m에 설치하게 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삼각대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운전자가 삼각대를 설치하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과 충돌할 위험을 막기 위해서다. 운전자가 차량 수리 등을 이유로 부득이하게 도로 위에 나와야 할 경우, 낮에는 밝은 색 또는 형광색 복장을 하고 밤에는 반사복을 착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차량에 이상이 발견됐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 본인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에서는 삼각대뿐만 아니라 폭죽 형태의 불꽃 신호탄을 사용하기도 한다.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장일준(43) 경원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운전자들이 돌발 상황 때 취해야 할 조치들을 운전면허를 따는 과정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도로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해 실제적인 안전 행동 요령을 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