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정정길 대통령실장 후임에 임태희(54) 노동부 장관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그동안 대통령실장 인선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근 들어 대통령실장 후보를 3배수로 압축한 상황에서 임 장관이 그중 적임자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임 장관은 3선 의원으로 정무에 밝고 행시 출신으로서 정책위의장 등 당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쳐 정책 조율 능력을 겸비했다"면서 "세대교체 코드에도 맞는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최근 사석에서 장관직을 마치면 당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대통령이 권유하면 사양하기 어렵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장관이 대통령실장을 맡게 되면 법규상으로는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정치적·도의적으로는 의원직을 벗어야 할 것으로 청와대는 판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말쯤 대통령실장과 함께 청와대 수석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 장관은 경기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행시 24회에 합격, 재경부 공무원으로 일했다. 2000년부터 내리 3선을 했으며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와 이명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