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침몰된 천안함 수색작업에는 수심 200m까지 촬영이 가능한 수중카메라가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 인천시 부평구 우림라이온스밸리에 있는 보안카메라업체인 지브이에스(GVS·Global Visual Service)는 이같은 수중카메라와 CCTV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장태관(41) 대표는 강철 합금 재질의 실린더와 비슷한 모양인 길이 15㎝, 무게 15㎏인 수중카메라를 들어보이며 방수가 된 상태에서 수심 200m까지 촬영이 가능하다고 했다. 카메라와 연결된 영상 서비스 장비를 틀어보니 14.1인치짜리 액정화면에 카메라가 비추는 장면이 생생하게 나타났다.

장태관 대표가 수심 200m까지 촬영할 수 있는 수중카메라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해양기관뿐 아니라 방송사에서도 저희가 만드는 카메라 성능을 인정해 구입하고 있습니다. 수중카메라에 대한 특허를 받고 품질 보증을 조달청에서 인정받았습니다. 수산청·항만청·해양경찰·선박회사·대형 양식장 등 400여곳이 우리 기업의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수중카메라는 우리 회사의 효자이지요."

장 대표는 천안에 있는 자동차 엔진부품업체에서 10년 근무했다. 엔진부품의 품질 보증을 담당하는 일을 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취미로 선반·가공 분야의 자격증 7개를 취득했다고 했다. 그는 "점점 치안이 불안해지기 때문에 CCTV가 앞으로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는 아는 사람의 말을 듣고 보안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뉴스만 틀면 경찰이 범죄자들을 못잡고 놓치는데 CCTV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동안 쌓은 여러 가공·선반 쪽 실력을 토대로 보안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직장을 과감히 그만두었다"고 했다.

2006년 인천 송도테크노파크에 위치한 지브이에스를 5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적금과 회사 퇴직금을 모아 시작한 사업이었다. 당시 이 업체는 10종이 넘는 CCTV를 생산하고 있었고, 수중카메라도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제품의 품질이 낮았고 마케팅과 영업 능력이 부족해 도산 직전이었다.

장 대표는 "이 업체를 맡고 나서 주위에서 '실수한 거다'라는 핀잔을 많이 들었다"며 "처음에 고생할 때는 괜히 좋은 직장 놔두고 사업한다고 했나 하는 후회도 들었다"고 했다.

장 대표가 이 업체를 인수할 당시 수중카메라가 있었지만 기능이 떨어져 수심 20m까지만 찍을 수 있었고 쉽게 녹이 슬었다. 또 카메라 렌즈에 이슬이 많이 껴 영상을 제대로 촬영할 수 없었다.

장 대표는 인천 인근의 양식장을 방문한 것이 새 수중카메라를 개발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했다.수중카메라 시범을 보여달라는 양식장의 전화를 받고 자신만만하게 찾아갔으나 톡톡히 망신만 당했다. 깊은 물속에서 카메라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새로운 수중카메라 개발에 착수했다. 지인들에게 2억원을 빌려 개발에 온 힘을 쏟았다. 직원 인건비가 없어 아내의 퇴직금을 빌려 쓰기도 했다. 1년6개월간의 노력 끝에 새로운 진공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2007년 말쯤이었다. 부식이 되지 않으며 수심 50~200m까지 들어가도 선명하게 장면을 찍어낼 수 있었다.

그는 "국내 여러 기관들이 기존에는 2000만원이 넘는 일본 등 해외 수중카메라를 많이 썼다"며 "가격 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4분의 1 수준인 5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고 말했다.

"얼마 전 중소기업청이 저희 회사를 수출 500대 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사업에 뛰어든 지 3년 만의 쾌거입니다. 현재 물속에서 360도를 회전하는 수중카메라를 개발 중입니다."

최근에는 일본·말레이시아 등 외국 기업과 수천만원대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3년 전 물류비 절감을 위해 부품업체가 많은 부평으로 이전했다. 2007년 매출 3억3000만원, 작년 11억원을 넘어 올해엔 25억원의 매출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