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SBS해설위원이 선수 시절 한 영국 선수가 자신에게 침을 뱉는 등 모욕적인 인종차별을 당했던 아픈 기억을 밝혔다.
차 위원은 4일 미투데이 ‘차범근 해설위원에게 물어보세요’ 게시판에서 한 회원이 남긴 “차 위원님 활동하던 시절엔 인종차별이 더 심했을 것 같아요. 어땠나요”라는 질문에 1979년 UEFA컵 경기에서 겪었던 일을 소개했다.
차 위원은 “독일 진출 첫해에 UEFA컵 경기를 영국(스코틀랜드) 에버딘과 했다”며 “지금 지성이네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이 그 팀 감독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경기 전 퍼거슨은 “차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골치 아프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차붐’이라는 별명으로 분데스리가에서 명성을 얻고 있던 차 위원을 퍼거슨 감독도 경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명장의 예측답게 차 위원은 이 경기에서 센터링을 받아 헤딩으로 골을 넣었다. 현지 언론이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골”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멋진 골이었다. 하지만 골을 넣고 나서 영국 선수에게 모욕적인 일을 당했다고 차 위원은 털어놓았다.
차 위원은 “나를 마크하던 영국 수비수, 화가 난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나한테 신경질을 내면서 무시하는 몸짓을 하더니 내 얼굴에 침을 뱉었다”며 “그에게 나는 축구를 함께 하는 동료가 아니라 아시아, 그것도 이름조차 생소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온 가스트 아르바이터(이주 노동자) 이상은 아니었던 듯하다. 정말 씁쓸한 기억”이라고 말했다.
또한 차 위원은 최근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한 차두리와 관련해 “감독이 두리를 좋아하니 다행”이라며 “그리스전에서 셀틱의 주전 공격수이자 그리스 대표선수인 사마라스를 두리가 꽁꽁 묶자 감독이 구단주한테 ‘저 선수 사달라’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