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꿀 일은 없겠네요!"

동양 글래머, 19금 뮤직비디오, 대리석 각선미.... 신인 가수 숙희가 각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휩쓸고 있다. 신인들이 대중의 눈도장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숙희는 말 그대로 '빵빵' 터지며 단숨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소속사의 치밀한 홍보 전략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한번만 들어도 귀에 쏙 박히는 숙희란 이름도 한몫했다.

숙희는 "처음에 작곡가 조영수씨가 숙희란 이름을 제안했는데 '장난이겠지'라고 생각했다. 그 자리에서는 '알겠다'고 돌아섰지만 집에 가는 길에 결국 소속사 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표는 "믿고 한 번만 따라와 줘라. 반응이 안좋으면 바꿔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숙희란 이름을 갖게 됐는데 결과가 기대 이상인만큼 이름을 바꿀 일은 없게 됐다.

▶숙희는 무슨 뜻?

조영수가 숙희란 이름을 붙여준 것은 '농익은 기쁨'이란 의미 때문이다. 이름처럼 숙희는 오랜 시간 가요계에서 감춰진 실력파로 인정을 받아왔다.

숙희가 조영수를 만난 것은 무려 5년 전. 당시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학생이었던 그녀는 이수영이 부를 노래의 가이드를 녹음하면서 조영수의 눈에 띄었다. 이후 여러 가수의 콘서트에서 코러스를 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대학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며 생활을 이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상당히 지났지만 가이드 녹음 당시 그녀의 목소리를 기억했던 조영수가 러브콜을 보내 가수로 데뷔하는 기회를 잡게 됐다.

숙희는 "그동안 내 음색에 대해 생각을 안해봤다. 단지 슬픔이 묻어있는 목소리여서 콤플렉스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조영수 작곡가를 만나며 오히려 그런 목소리가 장점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한다.

 ▶10대부터 50대까지 모두 즐긴다

숙희의 데뷔 타이틀곡은 '원 러브'. 조영수는 이 곡의 장르를 '섀비 시크'로 정의했다. 낡고 복고스러움을 뜻하는 섀비와 세련됨을 뜻하는 쉬크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로, 신구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원 러브'는 발표와 함께 전세대의 고른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번만 들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중독성과 애프터스쿨의 가희가 랩 피처링에 참여해 젊은 감각을 끌어 올린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숙희는 "사실 이 노래는 내 평소 창법은 아니다. 작곡가의 의도대로 간드러진 음색으로 불렀더니 더 많은 분이 좋아해 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숙희의 가창력은 환희와의 듀엣곡 '바보가슴'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작사가 강은경의 애절한 노랫말이 인상적인 이 곡을 국가대표급 보컬리스트 환희와 숙희가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 냈다.

또 후속곡으로 주목받고 있는 '라라라'는 하림의 아일랜드휘슬 연주가 곡의 애절함을 더해준다.

▶글래머? 가창력 가수랍니다

글래머, 각선미 등 노래보다 외모가 먼저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이에 대해 숙희는 "전혀 없다. 나는 비주얼 가수라기보다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컨셉트다"며 "그런만큼 외모에 대한 관심들은 내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액세서리일 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래에 대한 평가가 많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걱정은 1982년생으로 신인 가수치고는 나이가 많다는 것. 나이가 어리면 멋모르고 부딪치는데 오히려 연예계에 얼마나 힘든 곳인지 알아 두려움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숙희는 "가끔은 늦은 나이에 가수로 데뷔한 것이 잘한 일인가 생각을 한다. 그래서 더욱 가창력을 키우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조영수는 "숙희는 스펙트럼이 넓은 가수다. 댄스부터 트로트까지 모두 소화가 가능하다"며 "다양화를 컨셉트로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며 계속된 변신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