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현철 기자]주포가 떠나도 '꽃'만은 남아있을 것이라 믿었던 1년 전의 믿음. 그로부터 1년 후 대안으로 내세웠던 유망주가 갑자기 팀을 떠나게 되면서 그 후폭풍은 더욱 커졌다.
한화 이글스가 갑작스레 군 복무로 팀을 떠날 예정인 주전 3루수 송광민(27)의 부재로 인해 앞으로의 시즌 소화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예비 엔트리 60명 명단에도 포함되어 앞으로의 활약에 초점이 맞춰졌던 송광민은 입대 연기기한 730일을 넘겨 버리는 바람에 오는 7월 13일 군에 입대해야 한다. 신체검사 결과 1급이라 현역 복무.
올 시즌 73경기에 나서 2할6푼7리 6홈런 34타점(28일 현재)을 기록 중인 송광민은 지난해까지 3루 터줏대감이던 이범호(29.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5~7번 타자로 출장한 송광민은 한대화 감독의 믿는 구석 중 한 명이었으나 갑작스럽게 날아든 입대 영장으로 인해 '주전 선수의 시즌 중 현역 입대'라는 희귀한 케이스로 그라운드를 잠시 떠나게 되었다.
이는 이범호의 일본 이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돌아보면 더욱 뼈아프다. 이범호가 구단의 예상을 깨고 일본 진출에 나선 시점에서 한화는 두산과의 1-2 트레이드를 통해 유격수 이대수를 영입,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수비 범위가 다소 좁았던 송광민을 2루 혹은 3루로 이동시키겠다는 계획을 암시했다. 수비 면에서 일종의 '이범호 보험'이었던 것.
뒤이어 한화는 두산에서 방출된 정원석을 데려왔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던 선수로 주 포지션이 2루였던 만큼 자연스레 송광민의 자리는 3루가 되었다. 이범호의 공백을 100% 상쇄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감안했을 때 한화 입장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카드가 송광민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송광민이 군에 입대하게 됨으로써 한화는 앞으로 3루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여부에 커다란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 지난해 1차지명자인 김회성은 올 시즌 초 부상으로 인해 시작이 늦었으나 2군 남부리그 20경기 3할(60타수 18안타) 2홈런 14타점을 기록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1군 통산 22경기 1할3푼3리 1타점으로 아직 경력이 일천한 데다 그 또한 1985년생으로 병역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LG-KIA-삼성-SK를 거쳐 올 시즌 초 일본 독립리그팀 코리아해치에서 뛰다가 팀의 파행운영으로 인해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손지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전성기였던 KIA시절 2004~2006시즌 활약을 재현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가장 유력한 대안인 오선진도 아직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원석 같은 존재.
한 감독은 한화 부임 당시 "다급한 병역 미필자가 많다. 2010시즌도 문제지만 그 다음해도 문제"라며 고심의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주전 3루수로 활약했던 이범호를 대체하며 싹을 틔우던 유망주 송광민의 갑작스러운 군입대에 감독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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