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남 모 양(28)은 며칠 전부터 위쪽 어금니 부위가 욱신거려 혹시 충치 때문인가 해서 치과를 방문했다. 병원에서 X-ray 사진도 찍어봤지만 치아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치과 원장은 근막동통증후군이 의심된다며 턱근육 검사를 했고 "치아가 아니라 근육에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도 이를 악물고 계시잖아요. 이것 때문에 치아가 아픈 것처럼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남 모 양은 그제서야 자신이 이를 악물고 있는 습관이 있는 것을 알게됐고, 가끔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등 턱관절에 문제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태평로(시청역)에 위치한 필립치과는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에게는 이갈이, 이 악물기와 같은 좋지 않은 습관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습관 때문에 턱관절 질환이 많이 생기고 있으며, 턱관절, 턱근육 때문에 생긴 통증을 치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비정상적인 습관들과 턱의 사용은 턱근육이 비정상적으로 기능하게 만들고 턱관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것이 만성화 되면 턱을 움직이는데 장애가 생기거나 통증이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치아가 아픈 증상도 생길 수 있다.
충치나 잇몸병이 없는데도 치아가 아픈 사람들, 치과에 갔지만 치통의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람들, 턱을 움직일 때 아프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사람들은 혹시 '이갈이', '이 악물기' 같은 나쁜 습관은 없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집중해서 일을 하는 중에 이유 없이 턱이나 치아가 아프며, 씹을 때 욱신거리듯이 아프거나, 원인모를 두통에 시달릴 수 있다.
이런 불편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주의사항과 물리치료 요법, 약물치료를 권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엔 스플린트 치료가 효과적이다.
스플린트는 마우스피스처럼 치아에 끼우는 아크릴 장치이다. 스플린트를 착용하게 되면 턱은 편안한 위치로 이동하게 되며, 이갈이나 이 악물기를 할 때 근육의 힘이 줄어들기 때문에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특히 이런 습관들은 본인의 의도와 달리 무의식 중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플린트는 더욱 효과적이다.
스플린트는 보통 밤에 잘 때만 착용하게 되며,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하면서 교합이 변하지는 않는지, 장치가 잘 맞는지 점검을 해야 한다. 또한 이갈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치아 대신 스플린트 장치가 갈리게 되고 이를 가는 힘이 줄어들기 때문에 치아 보호에 효과적이다.
태평로 필립치과 신명섭 원장은 "회사 근처에 치과가 있다 보니 턱관절질환으로 치통을 앓는 사람들을 평소보다 많이 만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 치아를 치료하면 안되고 턱 근육이나 관절을 안정화 시켜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신 원장은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이갈이나 이 악물기 습관이 많기 때문에 이런 습관을 없애 주어야 하며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진 받아야 합니다"라며 "하지만 습관은 무의식 중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습관을 막아주는 스플린트 치료는 턱관절 질환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라고 전했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