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에 약 ? - 독 ? 여전히 '뜨거운 감자' |
카펠로 잉글랜드 감독 '절대 NO' 아르헨 - 브라질은 "맘껏 즐겨라" |
웨인 루니(맨유)와 프랭크 램퍼드(첼시), 애쉴리 콜(첼시) 등 잉글랜드 대표선수들은 11일 개막하는 2010남아공월드컵 기간에 철저한 '금욕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
월드컵 기간 중 섹스금지 방침을 천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숙소 호텔에서 선수들을 24시간 감시하기 위해 방마다 감시용 TV까지 설치했다고 데일리 스타지가 최근 보도했다.
데일리 스타지는 '카펠로 감독은 대표 선수들에게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를 유지할 것을 당부하며 금욕생활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무분별한 섹스는 자칫 팀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는 게 카펠로 감독의 판단이다.
반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선수들에겐 월드컵 기간 중 섹스가 허용됐다. 아르헨티나 마라도나 감독을 대변하는 전속의사 도나토 발라니는 "선수들은 화성인이 아니다. 굳이 섹스를 참을 필요는 없다. 선수들은 부인이나 여자친구와 섹스를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카를로스 둥가 감독도 남아공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선수들 모두가 섹스나 포도주,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섹스에 대해 큰 비중을 두지않으면서 "휴식일에 선수들은 자기가 원하는 어떤 것을 해도 괜찮다"고 선수들에게 섹스를 허용했다.
▶한국 대표팀은 사실상 금욕이 원칙
이에 비해 한국 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은 남아공월드컵 기간동안 선수들의 섹스문제에 대해 어떤 원칙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대표팀의 오랜 전통에 비춰 대표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 섹스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시즌이 돌아오면 각 팀 감독들의 성향에 따라 섹스허용 여부가 결정되고, 섹스가 과연 경기력에 도움이 될지를 놓고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은 보통 한달간 열리기 때문에 4강까지 염두에 둔 팀들은 선수들에게 섹스허용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섹스가 득이 될 것인지, 독이 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은 없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스포츠계에선 오랫동안 주요경기를 앞두고 섹스를 하면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에 해롭다는 믿음이 자리잡아왔다. 특히 금욕을 하면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져 복싱과 축구 등에서 효과적이라는 속설도 있다.
가령 1960~70년대 헤비급 무대를 주름잡았던 프로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타이틀전을 앞두고는 40여일간 성관계를 하지않은 것도 이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 한국 스포츠계에서도 '섹스를 하면 다리가 풀린다'는 믿음이 선수들 사이에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상태.
하지만 과학자들은 경기를 앞두고 섹스를 하면 해롭다는 명확한 생리학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분야에 관한 일부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섹스가 남성호르몬을 증가시켜 선수들의 경기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팀 닥터도 최근 "섹스가 선수들에게 득이 될 수 있다"며 카펠로 감독의 섹스 금지령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선수들이 금욕을 하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 월드컵에서 섹스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을까?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브라질 대표팀의 경우를 보자. 브라질은 섹스를 허용한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섹스금지를 표방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우승컵을 안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다시 섹스를 허용했고, 이 때는 8강전서 프랑스에 패해 탈락했다. 섹스와 경기력과는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절제된 섹스가 중요
국내 성의학 전문가들은 섹스와 경기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일반적으로 1회의 섹스는 개인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100m 혹은 200m를 달리는 정도의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한다.
스포츠의학에 밝은 이윤수 박사(이윤수 비뇨기과 원장)는 "마라톤을 비롯한 육상경기에서처럼 에너지를 축적할 필요가 있는 종목의 선수들은 가급적 경기 전날 섹스를 하지않는 게 좋다"고 밝혔다. 축구같은 종목은 섹스를 금지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섹스를 주기적으로 해온 기혼 선수의 경우 장기간 섹스를 하지않으면 커디션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 박사는 분석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는 긴장감을 풀어주고 기분을 업시켜 컨디션 관리에 유리하다고도 했다. 이는 남자 선수 뿐만 아니라 여자선수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게 그의 분석.
하지만 평소 성생활 주기를 건너 뛴 과도한 섹스는 금물이라고 했다. 신체의 피로를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체육과학연구원의 성봉주 박사는 "적당한 섹스는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고 스트레스도 풀어줘 결국 컨디션을 좋게 한다"며 선수들의 경기전 섹스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성 박사 역시 과도한 섹스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6~7시간 정도는 숙면을 취해야 하는데, 섹스에 대한 지나친 탐닉은 숙면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에서 섹스를 허용한 팀의 선수들은 자칫 과도한 섹스에 빠져들 위험에 노출돼 있다. 매춘부들이 '월드컵 대목'을 노리기 때문. 남아공 정부는 이번 월드컵 기간 중 러시아와 콩고, 나이지리아 등에서 4만여명의 매춘부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월드컵을 뛰는 선수들도 매춘부들의 주요 타깃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