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색 유니폼 섹시한데요 |
팀 4강 위해 노력… 한화 '타선'- KIA '불펜' 보강 |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는 씩씩한 목소리와 "이렇게 공식인터뷰를 하는 것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이다"라며 웃는 모습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은 완전히 털어낸 것처럼 보였다.
올시즌 트레이드 시장의 핫이슈였던 장성호가 8일 마침내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에서 공식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오전 트레이드 공식발표가 난 뒤 광주에서 급히 잠실구장까지 올라온 장성호는 배번 31과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한화 유니폼을 입고 모처럼 환한 얼굴로 취재진 앞에 섰다.
한화와 KIA는 오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장성호가 포함된 3-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KIA에서는 장성호, 이동현, 김경언을, 한화에서는 안영명, 박성호, 김다원을 보냈다. 한화는 이미 한대화 감독이 장성호 영입에 대해 지난 2월부터 언급해온 만큼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현재 1루수가 비어있고 앞으로 군문제를 해결해야 할 어린 선수들이 많은 한화는 장성호 같은 베테랑 타자가 반드시 필요했다. KIA 역시 실리를 챙겼다는 입장. 강력한 불펜요원을 원하던 KIA는 선발급 구위를 보유한 안영명과 함께 2년차 우완 유망주 박성호를 얻어 불펜 강화를 노릴 수 있게 됐다.
KIA와 장성호의 관계는 지난 시즌 종료 후 11월 장성호의 FA선언으로 급격히 냉각됐다. KIA에서 마음이 떠난 장성호는 공개적으로 트레이드 요청까지 했고, 결국 1월14일 극적으로 재계약을 했지만 올시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 연속 3할을 쳤던 장성호의 영입으로 한화의 최근 상승세에 기폭제가 될 수 있을 지 결과가 주목된다.
-트레이드 소감은.
▶일단 내가 KIA에 15년 있었는데 끝까지 있겠다는 약속을 못 지켜서 팬들께 죄송하다. 하지만 팬들 역시 내가 야구를 하는 걸 원할 것이기 때문에 한화에 와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하겠다.
-훈련은 어떻게 해왔는지, 그리고 곧바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가.
▶작년에 수술한 것도 있고 2군에 있으면서 잔부상도 있어서 좀 쉬었다. 하지만 현재 몸상태는 경기 뛰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단 야간경기의 경우 직구 스피드가 아무래도 1군과 2군의 차이가 있으니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경기에 나서며 차차 익혀나가도록 하겠다.
-지난 해 출전 경기수가 줄어든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내 능력의 부족이었다. 부수적인 것도 있었지만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자만한 부분도 있지만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고치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지난 해보다 마음가짐이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새로운 팀에 왔는데 각오를 밝힌다면.
▶시즌 중반이 다 되어서 왔으니 개인 성적을 논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팀이 4강권에 근접해 있는 만큼 힘이 된다면 후배들을 이끌어서 꼭 4강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화에 가고 싶다고 전부터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일단 대전구장은 타자쪽에 유리한 구장이다. 광주구장이 넓어진 후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한화는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중고참으로서 해야 할 일이 KIA에서 보다는 많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선배들과 후배들 사이에서 잘 해 나가겠다.
-한화는 젊은 팀인데 특별히 친분이 있는 선수가 있는가.
▶(강)동우 형은 KIA에서 같이 뛰었었고 대표팀 시절 (류)현진이와도 친했다. (정)원석이 형도 친해서 처음 온 팀치고는 괜찮은 것 같다.
-유니폼은 마음에 드는가.
▶개인적으로 색깔이 아주 섹시하다고 생각된다.(웃음)
-트레이드가 늦춰지면서 많이 괴로웠을텐데.
▶2주 전쯤부터는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있었다. 와이프도 그 점은 똑같았다. 오늘 오전 9시5분쯤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는데 막상 들으니 무덤덤하더라.
-한화로 온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가.
▶그 점에 대해서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바로 대전으로 이사를 할 예정인가.
▶현재 아이가 학교를 다니고 있어 바로는 힘들고 내년에 이사를 할 계획이다.
< 잠실=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