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불안한 치안 때문에 일본 여자 아나운서들의 2010 남아공월드컵 파견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를 앞둔 방송국 입장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29일 NHK와 민간방송국들이 남아공의 불안한 치안 문제로 여성 아나운서의 남아공 월드컵 파견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파견하는 스태프의 규모도 4년 전 독일월드컵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이같은 결정에 내려진 것은 남아공의 치안이 불안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2006년 독일월드컵에는 테레비 동경이 여성 아나운서 2명을 파견한 것을 비롯해 NHK와 TBS에서도 탤런트, 여성 아나운서 등을 현지로 보냈다. TBS 방송 관계자는 "치안이 좋지 않다고 알려진 곳에 이들을 일부러 보낼 수는 없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남아공의 치안은 심각한 수준이다. 2008년 한해동안 일본의 약 14배에 해당하는 1만5000여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같은기간 발생한 강간범죄도 일본의 약 23배에 달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현지 치안에 대해 “야간 외출을 삼가하고 이동할 때는 주로 차를 사용하는 등 안전대책을 확실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