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측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좌파세력 심판론을 들고나온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에게 "소떼를 몰고 방북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좌파냐"고 비판했다.
한 후보측 대변인인 임종석 전 의원은 26일 논평을 통해 "정 대표가 한나라당 유세장을 전전하며 '좌파세력을 심판해 달라'고 외쳐대고 있는데 이는 '황소 민간 외교'로 온 세계를 감동시키며 남북한 화해·협력의 물꼬를 텄던 선친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정 대표는 소떼를 몰고 휴전선을 넘어간 선친, 고 정주영 회장께도 '좌파'라는 색깔론의 딱지를 붙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임 대변인은 1998년 6월 고 정 회장이 소 500마리를 끌고 고향인 북한의 강원도 통천으로 간 일을 두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미국과 중국 간 핑퐁외교가 세계 최초의 스포츠 외교였다면 정 회장의 소떼몰이 방북은 세계 최초의 민간 황소 외교"라고 찬사를 보냈던 일을 소개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남북 관계 진전에 기여한 것에 비해 정 대표는 “‘북풍선거’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 대변인은 “(정 명예회장의 방북) 당시에도 한반도엔 북의 금창리 지하핵시설 의혹과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지금처럼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면서 “정주영 회장의 소떼 외교는 한반도의 전운을 씻어냈고, 금강산 관광은 IMF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외국인의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 대변인은 “남북 간 전면적 대치로 국제적으로 한반도 리스크가 거론되고, 국내 금융 시장이 요동치며 경제 불안이 엄습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 대표는 선친의 고뇌도, 나라의 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북풍선거’에 몰두하는 자신의 모습을 한 번쯤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