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T―뉴스 박현민 기자] MBC 주말극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이하 신불사)가 23일 총 24회로 종영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시작부터 요란했던 드라마 '신불사'는 마지막까지 여러 아쉬움을 남긴채 초라했던 막을 내렸다.

가장 큰 아쉬움은 원작과 크게 벗어난 내용. 한 네티즌은 "이름만 '신불사'인 드라마. 원작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며 "차라리 그냥 일반 복수 드라마로 갔더라면 이것보다 나았을 듯"이라 지적했다. 고 박봉성 화백의 원작 만화 속 최강타는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라는 장엄한 타이틀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일에 철두철미하고 완벽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드라마 속 최강타는 시시콜콜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며 인간적인 나약함을 드러냈고, 신이라는 타이틀을 연신 무색하게 했다.

이에 최강타 역의 송일국 역시 "기대했던 원작의 최강타와 너무 달랐다"며 "촬영을 하며 드라마의 제약을 많이 알게 됐다. 극이 진행될수록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최강타의 면모가 드러났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송일국은 방영 전 제작발표회 당시 인터뷰에서 "섭외 요청을 받았을 때 '신불사'라는 말에 바로 수락했다"고 전하며 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원작에서 중요 인물이었던 황보독대, 김혁 등은 조연과 단역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했다.

또 다른 아쉬움은 초반 '초대형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가 시간이 흐를수록 'B급 드라마'로 전락한 데 있다. 원작의 큰 스케일을 기대했던 팬들에게 초반의 미흡한 CG와 초라한 세트장 등은 실망감을 안겼다. 또 최강타를 제거하기 위해 등장하는 킬러들은 코브라 채찍을 휘두르거나 독 손톱을 사용하는 등 B급 드라마의 표본으로 자리 잡기에 충분했다. 요란히 등장한 미도리와 붉은 여우 등의 킬러들은 대부분 일회성 등장으로 하차했다.

허술하고 엉성한 전개 역시 문제였다. 스케일과 캐릭터는 원작과 달리 '현실적으로 변형'했지만 내용 면에 있어서는 만화의 허구가 여실히 드러났다. 고문을 받고 피투성이가 된 최강타는 다음회에 말쑥한 모습으로 등장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기저기 깜짝 등장하며 시청자를 놀래켰다. 사람들은 검은 가면만 쓰면 누구든 최강타로 오인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폭발하는 차 안에서 최강타가 마술처럼 사라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만화가 원작인만큼 개연성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물론 '신불사'가 아쉬운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송일국, 김민종, 추자현, 조진웅, 유인영, 한고은, 정한용, 이재용 등의 배우들은 호연을 펼쳤고 속도감 있는 전개나 현실감 있는 격투신 등은 충분히 호평 받았다. 또 초반부터 24회에 걸쳐 10% 중반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SBS '인생은 아름다워', KBS 1TV '거상 김만덕', KBS 2TV '개그 콘서트' 등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쳐지지 않는 등 마니아 층의 뜨거운 지지를 받기도 했다.

<gat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