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가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삶의 해부'인 이 책은 2차대전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생생히 전한다. 저자는 미국의 영문학자이며 홀로코스트 전문가로, 1976년 출간된 이 책은 홀로코스트 연구분야의 고전으로 꼽힌다.
가장 끔찍한 부분은 3장 '배설물의 공격'이다. 히틀러의 수용소는 유대인들에게 죽음보다 잔인한 공격을 했다. 바로 자신들의 오물에 파묻히게 하는 것이었다. 부족한 화장실과 변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누운 채로 자신의 침대, 입고 있는 옷, 심지어는 식기에 배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SS대원들은 그 식기를 얼굴에 들이대고 문지른다. 얼굴에 오물이 묻고 수용자들은 거의 미친다. 수용자들은 저항은 물론 인간 존엄성의 징표까지 깡그리 빼앗기게 되고 서로를 혐오하게 된다. 나치는 왜 이렇게 했을까? 생존자들은 "SS대원들의 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는 벌레를 죽이는 것이 쉽다는 이야기다. 책의 마지막은 수용소에 갓 들어온 신참에게 한 생존자가 들려준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내가 자네한테 우리들이 겪은 일을 말해주는 것은 자네를 괴롭히려는 게 아니고 힘을 내게 하기 위해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