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아공월드컵 개막(6월 11일)까지 21일이 남았다. 유럽 전지훈련을 앞둔 한국 대표팀은 오는 24일 오후 7시 20분 사이타마에서 일본 대표팀과 평가전을 준비 중이다.
지난 2월 동아시아대회 홈경기에서 한국에 1대3으로 패한 일본 대표팀은 '복수전(revenge match)'이라는 말을 꺼낼 만큼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으로선 부담스러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은 "표현은 나쁠지 몰라도 파리처럼 끈질기게 한국을 괴롭히겠다"는 특이한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 선수들이 계속 파리처럼 한국을 괴롭혀야 승산이 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한국으로선 파리를 쫓을 '파리채'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허벅지 부상을 당한 박주영은 스스로 "출전이 가능한 몸 상태"라고 밝혔지만 자칫 무리했다간 다시 부상이 도질 가능성이 있다.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오른쪽 허벅지 부상인 이동국은 회복이 빠른 편이라고는 해도 현재로선 출전이 아예 불가능하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서 마음 놓고 가동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은 염기훈 안정환 이근호 이승렬 4명뿐이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엔트리를 30명에서 26명으로 줄이면서 이미 수비 진영에서 4명을 걸러냈다. 허 감독은 이번 한·일전을 통해 이들 공격수의 기량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6월 1일까지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3명은 추가로 탈락하게 된다.
한국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몸에 착용하고 뛰는 각종 용품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애플 아이폰(135g) 5.6개에 해당하는 760g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 선수들이 입는 공식 유니폼은 상·하의(248g)와 스타킹·무릎보호대(182g)를 모두 합해 430g이어서 아이폰 3.2개 정도의 무게다.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발은 선수마다 자기 발에 맞는 것을 신는데, 대표적 공격수인 박주영의 축구화는 아디다스가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새로 제작한 'F50 아디제로'로 한 짝당 무게가 165g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축구화'로 알려진 F50은 한 켤레가 330g이므로 아이폰 2.4개에 해당한다. 박주영의 경우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맨몸에 아이폰 5개 반 정도만 지니고 달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착용 장비는 기업들의 첨단 기술이 발달하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점점 더 가볍고 편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 무게는 줄어들면서도 통기성과 땀 배출 능력 등의 기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나이키 유니폼과 가장 가벼운 아디다스 축구화(프레데터)를 착용할 경우 장비의 총무게가 1119g으로 1㎏이 넘었다. 이것이 2006년에는 999g(아이폰 7.4개)으로, 올해는 760g으로 계속 가벼워지는 추세다. 2002년 월드컵 출전 선수가 아이폰 8.3개를 들고 운동장에 나섰다면 올해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는 2.7개가 줄어든 5.6개만 들고 나가면 된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