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아내를 사랑한다면 이 정도쯤이야?”

요즘 신세대 남편들은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아내에 대한 배려가 깊다고나 할까요? 최근 무도 정관수술을 받으러 온 30대 남성도 그랬습니다. 아내와 상의한 다음 흔쾌히 자신이 정관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요 근래에는 이런 남성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사실 과거에만 해도 가족계획이 끝난 후 피임에 대한 숙제는 순전히 아내 몫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남편이 정관수술 못하겠다고 버티면 아내가 어떻게든 해결하게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어디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공연히 그랬다간 ‘간 큰 남자’로 찍혀 집안에 분란을 일으키기 쉽지요. 여성의 목소리도 커진데다가 남편들 역시 가부장적인 남편에서 이제는 합리적인 인생의 반려자가 돼가고 있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로 피임을 전적으로 아내에게 떠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피임의 효과가 우수하다고 알려진 자궁 내 장치 ‘루프’도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루프는 출산이나 임신 중절 경험이 있는 여성들에게 적용되는 방법으로 시술 후 1년간 임신 실패율이 1% 정도로 낮은 피임 방법인데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시술 여성의 15% 정도가 출혈, 하복부 통증, 대하와 월경 시 출혈량의 증가 등 여러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서구에서는 루프를 삽입하는 피임 방법은 여러 염증과 감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오래전부터 남성의 정관수술이 성행되어 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남성들이 정관수술에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었습니다. 그동안 정관수술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정력 감퇴와 합병증 등의 부작용을 우려한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관수술은 정력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정관수술은 말 그대로 정자의 통로인 정관만 차단하는 수술이며,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는 고환은 절대 건드리지 않습니다. 정관수술 후, 정액 사출 시 그 중 10%를 차지하는 정자만 없을 뿐, 다른 정액 성분은 모두 정상적으로 배출되므로 정액도 크게 줄어들지 않을 뿐 아니라 성욕과 성감에도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합병증으로 수술에 따른 출혈이나 혈종, 멍, 통증 등은 드물게 있으나 이 또한 최근에 등장한 무도 정관수술로 거의 없다시피 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정관수술 후의 만족도가 다른 피임방법에 비해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여성의 불임 시술보다 간단하고, 경제적인데다 합병증이 적으며 복원이 용이한 까닭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피임을 아내에게만 강요하는 남편들이 있긴 합니다. “내 몸에 어떻게 칼을 대냐?”며 기피하는데, 이는 임신을 원치 않는 아내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줘 성관계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합니다. 만일 원치 않은 임신으로 임신중절 수술을 하게 되면 그 후유증은 출산 후와 비슷하여 아내의 몸과 마음은 황폐해지기 쉽습니다.

“예쁜 자녀를 출산하느라 10개월을 고생한 아내에게 단 10분의 정관수술이 뭐 그리 어렵냐?”며 신세대 젊은 남편들이 정관수술에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보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참고로 무도 정관수술은 간단한 국소마취 후 진행하며 수술 시간은 약 10분 정도입니다. 수술 시 통증 및 흉터는 거의 남지 않으며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성관계는 1주일 후부터 무방합니다. 이 분야에서 임상 경험이 풍부한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시술 받는다면 이렇다 할 부작용과 후유증 없이 만족한 시술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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