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캐리'의 분노가 폭발했다.

온게임넷의 김태형 스타리그 해설위원은 16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최근 불거진 프로게이머들의 승부조작 문제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김 위원은 "너희들이 무슨 자격으로 선배들의 눈물, 열정과 노력으로 일궈낸 e스포츠를 망치려 드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의 미니홈피는 17일 하루동안 4만5000명 이상의 방문자를 기록하며 네티즌들의 클릭 세례를 받았다.

그의 미니홈피 메인 화면을 캡처한 사진도 각종 게임 관련 게시판에 급속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

e스포츠 팬들은 김 위원의 격정 호소문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한수찬 씨등 네티즌들은 "캐리 해설 위원 멋있다"며 김 위원의 방명록에 응원글을 남겼다.

이유라씨는 "더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 관여한 사람들 모두 퇴출시켜야 마땅하다"고 주장했고, 임은규씨는 "이번 일을 반성하고 더 좋은 e스포츠가 돼길 바란다"고 환골탈태를 주문했다.

김 위원은 앞서 지난 14일 한 포털 사이트에 승부 조작에 대한 칼럼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인 충격이 심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라고 적었다.

김 위원은 e스포츠 산업의 시스템적인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연습생들은 하루 종일 연습을 해도 최소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e스포츠가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e스포츠 시스템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 빈부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고 빈부 격차는 팀들 사이에서도 생겨난다"며 "빈부 격차가 심해지다 보면 선수들은 돈의 유혹에 쉽게 빠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은 또 "선수들의 인성교육 부분은 게임단과 협회가 제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스포츠에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마지막 운을 뗐다.

"아직도 밤새가며 승리를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선수들에게 변함없는 박수와 관심을 보내주시기 바란다"는 것이다.

< 권영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