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과 함께 포기(give up)하자고?"

마이크로블로그 사이트인 트위터(Twitter) 상에서 인천공항의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은 캠페인 홍보 문구가 네티즌의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의 캠페인 홍보 문구는 '인천공항과 함께하는 Give UP, 기부 UP'이라고 되어 있다. 네티즌들은 이 슬로건이 쓰인 대형 현수막이 인천공항에 게시된 사진을 보고 "캠페인의 의도와는 달리 황당한 문구"라고 비판한다.

영어 숙어 'give up'은 '포기하다'라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give'를 더 하자는 목적으로 'give up'이 쓰이지 않는다. 심지어 포스터에 쓰인 아래 한글 표현과 읽히면, 'Give UP, 기부 UP'은 '기부를 포기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 된다.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DECK6ix'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인천공항과 함께 Give UP, 기부업. 이 정도면 국제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이 글을 사진과 함께 리트윗(트위터 상에서 다른 네티즌이 올린 글을 자신의 팔로워들도 볼 수 있도록 다시 글을 올리는 것)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ㅠㅠ"라고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사실 지난 3월말 SBS 측에서 준비한 캠페인으로 공항공사를 비롯한 7개 기업과 유명인들이 "Give UP, 기부 UP"이라는 테마로 참여한 행사다. 현재 누리고 있는 것을 포기하고 그만큼을 기부로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캠페인이라는 것이 SBS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취지와는 달리, 영어 캠페인 문구는 상당히 다른 의미로 오해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셈이다.

공항공사는 개항 9주년을 맞이해 진행하던 '불평 안하기’(Complaint Free) 캠페인과 연계해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공항 상주 직원들이 나쁜 습관을 포기하고 바람직한 행동으로 전환할 때의 가치를 모금액으로 환산해 빈곤 아동을 돕게된다. 공항공사 측은 이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하면 인천공항공사도 이 금액만큼 기부금을 출연할 예정이라 밝히기도 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문제의 문구는 캠페인을 주최한 SBS측에서 만든 것을 그대로 받아 쓴 것"이라며 "4월 30일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한 방송 촬영을 위해 당일에만 설치했다가 바로 철거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