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각관계? 이젠 '3+1' 대세
3각관계가 가고 4각관계가 드라마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수목극 3파전을 펼치고 있는 '신데렐라 언니'와 '개인의 취향' '검사 프린세스'(위쪽부터 ).

'3각관계 한물가고, 4각관계가 대세.'

이제 드라마에서 3각관계의 시대는 갔다. 남녀 주인공 '투 톱'은 여전하지만, 대개 또다른 남녀 한 쌍이 러브라인에 추가된다.

주인공을 둘러싸고 3각관계를 만드는 두 명의 남자(또는 여자)가 '쓰리톱'을 이루는 드라마는 거의 없어졌다. 대다수가 4각관계 이상이다. 이러다보니 때로는 남녀 주인공이 아닌 4각의 다른 축이 톡톡 튀는 매력으로 더 주목받기도 한다.

 ▶다양한 사각관계

각축전이 치열한 방송 3사의 수목드라마를 보면 예외없이 '다각관계'다. KBS '신데렐라 언니'는 의붓 자매인 송은조(문근영)와 구효선(서우), 둘에게 모두 친절했던 홍기훈(천정명), 송은조만을 바라보는 한정우(옥택연) 네 명이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이 중 메인 남녀 주인공은 송은조와 홍기훈이지만, 구효선과 한정우도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

SBS '검사 프린세스'는 남녀 주인공 마혜리(김소연)과 서인우(박시후) 외에 윤세준(한정수)과 진정선(최송현)이 4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초반엔 윤세준을 두고 마혜리와 진정선이 3각관계를 형성했지만, 마혜리가 서인우와 엮이면서 4각관계로 발전했다.

MBC '개인의 취향'은 한 술 더 뜬다. 박개인(손예진) 전진호(이민호) 한창렬(김지석) 김인희(왕지혜)의 얽히고설킨 4각관계에 게이 최관장(류승룡)이 추가돼 '머리 나쁘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복잡한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관계 형성도 가지가지

남녀 주인공 외의 두 명은 주인공들을 사랑하거나 대립하다가 나름대로의 결론을 얻는데, 그것도 가지각색이다.

'신데렐라 언니'의 구효선과 한정우는 특별히 대립하거나 협조하지 않는다. '검사 프린세스'에선 윤세준과 그를 짝사랑하는 진정선의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4각관계가 남녀 커플 두 쌍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인의 취향'에서는 한창렬과 김인희가 둘 다 주인공의 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다. 전진호를 두고 박개인과 김인희, 최관장의 4각관계도 형성돼 있어 관계는 더욱 복잡하게 돌아간다. 주인공이 아니어도 남다른 매력을 지닌 이들 4각관계 캐릭터들이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드라마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특히 '개인의 취향'에서 최관장 역의 류승룡은 코믹하면서도 리얼한 연기로 '게이 연기의 새 장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4각관계 왜?

드라마는 여전히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삼각관계가 아닌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다각관계 시대로 가면서 드라마 세상은 좀더 복잡한 현실을 닮아가고 있다. '식상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드라마들도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는 것.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트렌디 드라마는 어디서 본 것 같은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같은 소재라도 조금씩 인물이나 관계를 변주한다"며 "다각관계에 동성애나 이혼 뒤 재결합 등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관계들이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새롭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