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발견된 세계 최대의 비버 댐이 찍힌 위성 사진. 노랗게 보이는 부분이 비버가 만든 댐이다.

인간 말고도 우주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동물은? 정답은 비버(beaver)다.

영국 신문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5일 캐나다 노던 앨버타주 우드 버펄로(Wood Buffalo) 국립공원에서 비버가 만든 2790피트(약 850m) 길이의 댐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댐은 한때 '세계 최대의 댐'이라 불렸던 후버댐의 제방 길이(379m)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이 댐은 전문가들이 북미 지역에 서식하는 비버가 만드는 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비버는 주로 하천이나 늪에 산다. 하천에서 가까운 나무를 튼튼한 앞니로 갉아서 넘어뜨린 다음 진흙과 돌을 보태서 댐을 만든다. 주로 20~30m 길이의 작은 댐을 만들어 그 안에서 서식하지만, 종종 400~500m 길이의 댐을 짓기도 한다. 이번에 발견된 댐은 지금까지 발견된 비버 댐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댐은 여러 무리의 비버 가족이 수천 그루의 나무를 갉아서 수개월 동안 공동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크기라면 우주에서도 육안으로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북미지역 환경단체 ‘습지와 야생(Wetland and Wildlife)’의 생물학자 샤론 브라운은 “비버 댐은 비버 자신뿐 아니라 다른 동물과 주변환경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이 댐이 유속을 느리게 만들어 물이 마르거나 범람하는 것을 막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