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광민 기자]조바 체임벌린(25)은 양키스 유망주 투수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선수다.

지난 200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체임벌린은 구원투수로 2년간 활약하며 단계적으로 이닝을 늘리다 지난 해 선발로 전환, 32경기(31경기 선발)에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5선발 경쟁에서 필 휴즈(24)에 밀려 박찬호(37)와 함께 양키스 불펜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체임벌린은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가 등판하기 직전인 8회 등판해 '셋업맨'의 역할을 현재까지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9경기에 등판해 9⅓이닝 동안 10피안타 4실점(4자책)하며 1패를 마크하고 있다.

그러나 체임벌린은 얼마 전 박찬호의 '설사인터뷰' 때 동영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인터뷰 내내 큰 웃음을 지으며 박찬호에게 "그만해"라는 말을 들었던 주인공이다. 한국 팬들은 누가 그렇게 큰 소리로 웃었는지 궁금해 했고 곧 체임벌린으로 알려졌다. OSEN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 홈구장인 뉴 양키스타디움 지하 1층 클럽하우스에서 체임벌린을 만나 '1 대 1' 인터뷰를 가졌다.

체임벌린은 지난 해 양키스가 우승한 뒤 관중석에 있던 아버지를 꽉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체임벌린은 우승 반지를 받으면 아버지께 드리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아버지께 반지를 드렸냐'고 묻자 체임벌린은 "그렇다. 아버지는 내게 정말 특별한 분이시다. 반지를 드렸더니 깜짝 놀라며 좋아하셨다"고 밝혔다.

양키스에서 당신은 특별한 존재다. 팀에서 '조바룰'까지 만들며 특별 관리를 한 것에 대해 "지난 2007년부터 조바룰이 생긴 것으로 안다"며 "팀에서 나에 대한 기대가 컸다. 내가 야구를 하는데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이 내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됐다. 신인 때 오랫동안 야구를 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저기에 있는 박찬호처럼 말이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체임벌린은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맹활약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또 "신인 때는 기복이 심하다. 그래서 모든 순간마다 당황하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을 갖고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나를 배려해준 구단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박찬호에 대한 질문에는 "박찬호는 오랜 시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투수였다. 어렸을 때 나는 박찬호의 투구를 자주 봤다. 그의 팬으로 나는 성장했다. 그런데 이제 같은 팀 불펜에서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이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박찬호는 지난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도 잘 던졌다. 그리고 그는 참 재미있고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다. 박찬호를 통해서 배우는 점도 많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2007년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벌어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플레이오프 때 마운드에서 스프레이를 뿌리며 벌레들과 씨름하던 모습을 기억한다고 말하자 "맞다. 벌레가 정말 많았다. 당시 타자들과 싸운 것이 아니라 벌레들과 싸웠다"며 농담으로 맞장구쳤다.

당시 마운드 위에서 뿌렸던 스프레이는 경매를 통해 673달러(약 78만원)에 팔렸다. 체임벌린은 "2008년 템파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때 그 스프레이를 산 사람을 만났다. 15살 정도의 꼬마아이였다. 사실 그 스프레이를 경매에서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지난해까지 선발로 뛰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올 시즌 불펜으로 시작한 것에 대해 "학창시절부터 선발투수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만큼 선발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셋업맨으로 매우 즐겁다"며 현재 임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선발과 중간계투의 차이에 대해서는 "정신적인 차이가 큰 것 같다. 선발투수로 등판했을 때 같은 타자를 3~4차례 상대를 한다. 그래서 타자들과 승부를 많이 준비해야 한다. 팀 승리를 위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지만 구원투수로서는 타자들과 1차례만 만나면 된다"고 설명했다.

체임벌린은 박찬호의 '설사 인터뷰' 때 웃었던 이유를 묻자 "박찬호가 짧은 시간 동안 '설사'라는 말을 너무 자주했다. 리포터가 박찬호에게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봐서 나는 '머리가 아팠다. 배가 아팠다'라고 이야기할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나는 설사를 많이 했다'라는 말을 반복하는 바람에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야구를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웃어본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이냐고 묻자 "나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받았다. 올 시즌 출발도 좋은 만큼 이번에도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개인 목표는 없다. 팀 승리만 지키고 싶다"고 겸손해했다.

한국에 있는 중,고등학교 야구선수들에게 꿈을 가질 수 있는 말을 해달라는 부탁에 "꿈을 가진 자는 어느 누구도 그 꿈을 빼앗지 못한다"며 "어떤 사람들은 '너는 할 수 없어'라는 말을 반복할 것이다. 그러나 꿈을 갖고 열심히 운동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속해 있는 박스에만 있지 말고 그 밖의 모습도 보기 바란다.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하라"고 조언했다.

체임벌린은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인사말을 남겼다.

"한국에 있는 야구팬 여러분, 조바 체임벌린입니다. 반갑다는 인사를 먼저 하고 싶고 양키스와 나를 위해 더 많이 응원해 주길 바랍니다. 언젠가는 한국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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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