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씨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말에 솔직히 반반이었어요." SBS 주말극 '이웃집 웬수'의 김성령(43)이 동료 배우 손현주가 재혼 상대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 생각이다. 보통 상대 배우에 대해 물으면 '무조건 좋다' 식의 정례적인 답이 돌아오게 마련. 하지만 솔직하고 유쾌한 성격의 김성령은 '반반이었다'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두 배우는 이미 SBS 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2007)에서 커플로 나와 키스신까지 소화한 절친한(?) 사이다. 김성령은 "손현주씨 물론 좋죠. 그런데 현주씨는 연기를 얄밉게 해도 사람이 좋아 보여 상대 배우가 오히려 얄미워 보인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불혹을 넘긴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동안을 유지하고 있는 김성령에게 비결을 물었다. "미스코리아 때 마사지를 받던 습관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어요. 비싼 돈 주고 레이저 시술을 받는 것보다 꾸준히 핸드 마사지를 하는 게 더 자연스럽고 좋은 것 같아요."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지영(유호정)의 전 남편인 성재(손현주)와 재혼을 앞둔 프리랜서 디자이너 강미진 역을 맡았는데.

▶재혼할 남자가 전 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진이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어요. 미진이 대사 중에 '성재씨와 지영씨는 아이의 아빠, 엄마이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목이 있는데, 저도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다만 성재가 전 부인에게 옷을 사주거나, 전 부인의 새 남자에 발끈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저 같으면 화냈을 일이지만 미진이는 끝까지 쿨하게 받아드리더라고요.

-실제 성격도 쿨할 것 같다.

▶사실 뒤끝 장난 아니에요. A형에다가 스스로 성격이 안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경고하죠. 나 뒤끝 있으니까 조심하라고.(웃음)

-결국 미진과 성재는 재혼을 하게 되나.

▶너무 많은 걸 아시려고 그런다. 스포일러(줄거리를 미리 밝혀 재미를 반감시키는 사람)가 될 순 없잖아요. 근데 입이 근질근질 하네요. 나중에 큰 반전이 벌어져요. 기대해도 좋아요. 보면 아마 깜짝 놀랄 거예요.

-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 손현주씨와 키스신을 소화했는데.

▶그때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나요. 그게 데뷔 후 두 번째 키스신이었는데 긴장이 안 되는 거예요.(웃음) 남편도 현주씨와 한다고 하니까 긴장을 안 하더라고요.(웃음)

-그럼 첫 번째 키스신은 어떤 작품에서 했나.

조민기씨와 '베스트극장-완벽한 룸메이트'(2004ㆍ연출 황인뢰)에서 했어요. 그 때 제 룸메이트가 남자였는데, 그 룸메이트와 조민기씨가 동성애였고, 전 조민기씨와 불륜이었어요. 무척 센 드라마였지만, 작품은 너무 좋았어요. 그 때 조민기씨와 베드신도 있었어요. 신경써서 찍었는데 황인뢰 감독님이 "19금으로 찍으라고 했더니 12금으로 찍으면 어떻게 하냐"고 했던 기억이 나요. 근데 나름 야했어요. 재밌는 것은 남편이 그 때 베드신 찍은 걸 아직도 모른다는 거죠. 몰래 찍었거든요. 당시 '베스트극장'이 방송될 때 남편은 부산에 있었고, 부산에선 '베스트극장' 대신 지역 방송을 틀어줬거든요.

-베드신을 촬영할 때 남편에게 허락을 받나.

▶'이웃집 웬수'에서도 손현주씨와 베드신이 있었는데 TV니까 허락을 안 받았어요. 그런데 예전에 영화할 때 반대한 적이 있어요. 연하의 남편이 저랑 결혼했다가 나중에 제 딸과 결혼을 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때 베드신이 있었어요. 연하의 남편과 잠을 잘 때 딸이 들으라고 일부러 방문을 열어놓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그건 허락을 안 하더라고요. 결국 못했어요.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왕과 비'(KBS1ㆍ1998)에서 맡았던 폐비 윤씨 역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됐거든요. 사실 제가 탤런트 공채 출신도 아니고, 미스코리아를 하다가 배우가 된 거잖아요. 멋모르고 그냥 늘 미스코리아란 후광 때문에 일들이 주어졌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어요. 열심히 하면서 연기가 이런 거구나라고 처음 느꼈던 역이었고요. 그 당시 칭찬도 많이 들었고, 상도 받았고, 주위에서 '폐비 윤씨 중 네가 가장 잘 표현했다'는 말을 들었던 작품이라 더 애착이 가요.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전 사석에선 밝아요. 그래서 지인들이 '네가 시트콤을 해야 한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트콤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제가 시트콤을 하고 싶다고 하면 감독님들은 '김성령씨가?'란 반응을 보이세요. 사실 얼마 전까지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했던 오현경씨가 부러웠어요. 오현경씨를 보면서 속으로 '쟤는 어떻게 들어간 거야?'란 생각을 했다니까요.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서 바보 분장을 해서 화제가 됐는데.

▶'박명수를 웃겨라' 코너에서 바보 분장을 해 박명수씨를 웃게 만들었죠. 당시 반응도 괜찮았고, 사실 그런 걸 언제 또 해보겠어요. 요즘엔 예능을 하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해요. '세바퀴'(MBC)에도 나가 보고 싶고요.

-완벽한 이미지가 강하다. 김성령이 한 가장 큰 실수는?

▶실수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제가 좀 잘 넘어져요. 한 번은 극장 계단에서 넘어진 적이 있는데, 그 모습을 본 매니저가 제가 영화 '주온'의 귀신 같았대요. 넘어진 상태로 몸이 거꾸로 돼서 쭉~ 내려왔거든요. 또 한 번은 촬영장에서 모피 코트를 입고 우아하게 걷다가 봉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어요. '꽈당 성령'이죠. 하하하.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나.

▶영화 '포화 속으로'에서 제가 (빅뱅) 엄마로 나와요. 그래서 촬영장에서 탑이랑 사진도 찍고, 우리 아이들용 사인도 받고 그랬죠. 호호. 탑이 '선배님 피곤하신 것 같다'며 캔커피를 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잘 간직하려고 차에 보관했는데, 매니저가 마셔버린 거 있죠.(매니저가 당황스러워하며 시선을 돌렸다). 동생(아나운서 김성경)은 탑과 찍은 사진을 보더니 '언니, 탑이 싫어하는 표정인데'라고 해서 제가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하냐'고 했죠.

-콤플렉스는 어딘가.

▶(망설이다가) 팔뚝? 제가 사극을 하는 이유가 여름에도 한복이 긴팔이기 때문이죠. 전 그래서 현대극에서도 아무리 여름이라도 민소매는 절대 안 입어요. 제 팔뚝이 좀 두껍거든요. 미스코리아 출신들이 대부분 팔, 다리가 두꺼워요. 왜냐하면 수영복을 입었을 때 팔, 다리가 가늘면 볼품이 없거든요. 고현정씨도 그렇잖아요.

-한국외국어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안 그래도 지금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마케팅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마케팅 기획사에 부탁해서 자료도 얻고, 설문지도 만들고 바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