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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유호정)의 전 남편인 성재(손현주)와 재혼을 앞둔 프리랜서 디자이너 강미진 역을 맡았는데.
▶재혼할 남자가 전 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진이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어요. 미진이 대사 중에 '성재씨와 지영씨는 아이의 아빠, 엄마이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목이 있는데, 저도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다만 성재가 전 부인에게 옷을 사주거나, 전 부인의 새 남자에 발끈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저 같으면 화냈을 일이지만 미진이는 끝까지 쿨하게 받아드리더라고요.
-실제 성격도 쿨할 것 같다.
▶사실 뒤끝 장난 아니에요. A형에다가 스스로 성격이 안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경고하죠. 나 뒤끝 있으니까 조심하라고.(웃음)
-결국 미진과 성재는 재혼을 하게 되나.
▶너무 많은 걸 아시려고 그런다. 스포일러(줄거리를 미리 밝혀 재미를 반감시키는 사람)가 될 순 없잖아요. 근데 입이 근질근질 하네요. 나중에 큰 반전이 벌어져요. 기대해도 좋아요. 보면 아마 깜짝 놀랄 거예요.
-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 손현주씨와 키스신을 소화했는데.
▶그때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나요. 그게 데뷔 후 두 번째 키스신이었는데 긴장이 안 되는 거예요.(웃음) 남편도 현주씨와 한다고 하니까 긴장을 안 하더라고요.(웃음)
-그럼 첫 번째 키스신은 어떤 작품에서 했나.
▶조민기씨와 '베스트극장-완벽한 룸메이트'(2004ㆍ연출 황인뢰)에서 했어요. 그 때 제 룸메이트가 남자였는데, 그 룸메이트와 조민기씨가 동성애였고, 전 조민기씨와 불륜이었어요. 무척 센 드라마였지만, 작품은 너무 좋았어요. 그 때 조민기씨와 베드신도 있었어요. 신경써서 찍었는데 황인뢰 감독님이 "19금으로 찍으라고 했더니 12금으로 찍으면 어떻게 하냐"고 했던 기억이 나요. 근데 나름 야했어요. 재밌는 것은 남편이 그 때 베드신 찍은 걸 아직도 모른다는 거죠. 몰래 찍었거든요. 당시 '베스트극장'이 방송될 때 남편은 부산에 있었고, 부산에선 '베스트극장' 대신 지역 방송을 틀어줬거든요.
-베드신을 촬영할 때 남편에게 허락을 받나.
▶'이웃집 웬수'에서도 손현주씨와 베드신이 있었는데 TV니까 허락을 안 받았어요. 그런데 예전에 영화할 때 반대한 적이 있어요. 연하의 남편이 저랑 결혼했다가 나중에 제 딸과 결혼을 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때 베드신이 있었어요. 연하의 남편과 잠을 잘 때 딸이 들으라고 일부러 방문을 열어놓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그건 허락을 안 하더라고요. 결국 못했어요.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왕과 비'(KBS1ㆍ1998)에서 맡았던 폐비 윤씨 역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됐거든요. 사실 제가 탤런트 공채 출신도 아니고, 미스코리아를 하다가 배우가 된 거잖아요. 멋모르고 그냥 늘 미스코리아란 후광 때문에 일들이 주어졌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어요. 열심히 하면서 연기가 이런 거구나라고 처음 느꼈던 역이었고요. 그 당시 칭찬도 많이 들었고, 상도 받았고, 주위에서 '폐비 윤씨 중 네가 가장 잘 표현했다'는 말을 들었던 작품이라 더 애착이 가요.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전 사석에선 밝아요. 그래서 지인들이 '네가 시트콤을 해야 한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트콤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제가 시트콤을 하고 싶다고 하면 감독님들은 '김성령씨가?'란 반응을 보이세요. 사실 얼마 전까지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했던 오현경씨가 부러웠어요. 오현경씨를 보면서 속으로 '쟤는 어떻게 들어간 거야?'란 생각을 했다니까요.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서 바보 분장을 해서 화제가 됐는데.
▶'박명수를 웃겨라' 코너에서 바보 분장을 해 박명수씨를 웃게 만들었죠. 당시 반응도 괜찮았고, 사실 그런 걸 언제 또 해보겠어요. 요즘엔 예능을 하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해요. '세바퀴'(MBC)에도 나가 보고 싶고요.
-완벽한 이미지가 강하다. 김성령이 한 가장 큰 실수는?
▶실수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제가 좀 잘 넘어져요. 한 번은 극장 계단에서 넘어진 적이 있는데, 그 모습을 본 매니저가 제가 영화 '주온'의 귀신 같았대요. 넘어진 상태로 몸이 거꾸로 돼서 쭉~ 내려왔거든요. 또 한 번은 촬영장에서 모피 코트를 입고 우아하게 걷다가 봉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어요. '꽈당 성령'이죠. 하하하.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나.
▶영화 '포화 속으로'에서 제가 탑(빅뱅) 엄마로 나와요. 그래서 촬영장에서 탑이랑 사진도 찍고, 우리 아이들용 사인도 받고 그랬죠. 호호. 탑이 '선배님 피곤하신 것 같다'며 캔커피를 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잘 간직하려고 차에 보관했는데, 매니저가 마셔버린 거 있죠.(매니저가 당황스러워하며 시선을 돌렸다). 동생(아나운서 김성경)은 탑과 찍은 사진을 보더니 '언니, 탑이 싫어하는 표정인데'라고 해서 제가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하냐'고 했죠.
-콤플렉스는 어딘가.
▶(망설이다가) 팔뚝? 제가 사극을 하는 이유가 여름에도 한복이 긴팔이기 때문이죠. 전 그래서 현대극에서도 아무리 여름이라도 민소매는 절대 안 입어요. 제 팔뚝이 좀 두껍거든요. 미스코리아 출신들이 대부분 팔, 다리가 두꺼워요. 왜냐하면 수영복을 입었을 때 팔, 다리가 가늘면 볼품이 없거든요. 고현정씨도 그렇잖아요.
-한국외국어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안 그래도 지금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마케팅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마케팅 기획사에 부탁해서 자료도 얻고, 설문지도 만들고 바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