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나 성자(聖者)로 추앙받는 사람은 후대(後代)에 지나치게 미화되는 경우가 많다. 비폭력 저항을 설파한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Gandhi·사진)도 알려진 것 이상으로 육욕때문에 고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의 역사학자 재드 애덤스(Adams)는 최근 출간한 저서 '간디: 벌거벗은 큰 뜻'에서 "간디는 성관계를 끊고 금욕 생활을 선언한 후에도 자주 젊고 매력적인 여성들과 목욕이나 누드 마사지를 했고, 추종자의 아내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잤다"고 했다. 나아가 "그의 이런 이상한 '성(性) 실험'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당시 18살의 손녀와 개인비서의 여동생도 있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그러나 애덤스는 "간디가 이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증거는 없다"며 "아마도 이들을 통해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서도 욕정에 저항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간디가 성에 대해 비판적이고 독특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이 머물던 힌두교 암자에서 자신을 따르던 추종자들에게 부부 간의 성관계를 금지했다. 또 남자들에겐 '성욕을 느끼면 찬물 목욕으로 극복하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애덤스는 "간디가 남긴 글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그가 성에 관해 얼마나 많은 글을 썼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간디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1885년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아내와 성관계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심한 역겨움을 느꼈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1900년 성관계를 끊겠다고 결심했고 6년 뒤부터 실천에 옮겼다. 그는 또 성욕을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유혹으로 여겼고 정액을 정신적인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해 아낄 것을 권장했다. 애덤스는 "인도의 초대 총리였던 자와할랄 네루는 그런 간디를 비정상이라고 보고 그와 거리를 유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