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는 23일 오후 2시 범어사 삼층석탑(보물 제250호) 사리함 봉안식을 갖는다. 이는 일제 강점기 잔재 청산 차원에서 지난달 19일 해체된 석탑을 복원, 원래의 제 모습을 갖춘 데 따른 것이다. 범어사측은 이 작업을 통해 덧칠된 시멘트와 변형된 기단부, 난간 등을 없앴다.
탑을 해체한 결과 1층 탑신부 사리공 속의 사리함이 없어 일제에 의해 약탈된 것으로 추정됐다. 때문에 금정구와 범어사측은 가로·세로 29㎝, 높이 13.5㎝ 크기의 도자기로 제작된 사리함을 이날 봉안하기로 했다. 사리함에는 쌀알 크기쯤 되는 사리6과(6개)와 삼층석탑 역사자료, 대중명단·반야심경·금강경 등 각종 경전과 오색천, 오보(다섯가지 보물), 오곡, 통일신라시대 소탑(小塔) 등을 넣을 예정이다.
사리6과는 동래 법륜사 선래화상이 미얀마 양곤시 마하시수도원에 봉안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온 것이다. 사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금정구는 "이번 복원은 범어사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 청산의 첫걸음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사찰 안에 있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을 계속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