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 유등천, 대전천은 대전의 복이다. 가뭄이나 홍수 등 별다른 재해 없이 살아온 것도 이들 덕분이다. 2006년부터 대전시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생태하천복원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3대 하천은 또 다른 모습으로 시민에게 다가오고 있다. 맑은 물이 풍부하게 흐르며 물고기가 돌아왔다. 천변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다양한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여가공간이 됐다. 둔치엔 잔디와 유채꽃이 심겨져 가족과 이웃과 연인들이 새록새록 정을 쌓는 곳으로 바뀌었다.

유채꽃이 활짝 핀 하천변 도로에서 3대 하천 마라톤대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대전천 목척교 주변은 이러한 변신이 집약돼 있는 상징적인 곳이다. 얼마 전만 해도 이 일대는 홍명상가, 중앙데파트, 콘크리트 하상도로와 하상주차장 등의 인공구조물이 하천을 덮고 더러운 물이 흐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복원사업이 추진되면서 유지용수 확보를 위한 대전천 통수식(2008년), 중앙데파트 철거, 홍명상가 철거 등이 이어졌다. 특히 2008년 10월 중앙데파트 발파 철거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1974년 대전의 제1호 백화점으로 대전천 하상 위에 세워져 35년간 시민과 애환을 함께하면서 늘 비판을 받아온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가 사라진 것이다.

이를 신호탄으로 지난해 9월에는 중앙로 맞은편의 홍명상가가 철거돼 대전천 생태복원과 '목척교 르네상스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다음 달 준공을 앞둔 목척교는 새로운 모습으로 완전히 탈바꿈했고, 은행교는 보행자 전용도로로 꾸며졌다. 주변에는 징검다리, 음악분수, 산책로, 벽천, 야생화 체험장, 여울 등이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졌다. 대전시는 이 사업이 원도심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대 하천 둔치는 사시사철 꽃이 피는 거대한 사계절 꽃단지이기도 하다. 총 27만5000㎡에 유채·보리단지, 자운영·코스모스 꽃길, 야생화단지 등이 조성된다.

3대 하천은 재해 걱정없는 안전한 하천, 자연이 살아 숨쉬는 하천, 지친 시민을 달래줄 휴식공간으로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