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판결을 내릴 때 두드리는 망치, 이른바 '법봉'은 실존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국 법원에는 있지만, 우리나라 법원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원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는 어김 없이 법봉이 등장한다. '잘못된 정보'가 어른은 물론, 어린이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같은 정보의 오류를 해소하고 청소년들이 재판과 법원의 역할·기능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법교육교재를 발간, 전국 중·고교에 배포했다고 19일 밝혔다. '청소년이 꼭 알아두어야 할 법원과 재판 이야기'라는 제목의 이 교재는 ▲사법제도와 법원의 역사 ▲재판의 모습, 재판의 상식 ▲세상을 움직인 재판 ▲교과서 속 법원세상 등 총 4권으로 구성됐다.
1권 '사법제도와 법원의 역사'는 역사와 사법제도가 서로에게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 오늘날의 사법제도와 법원이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이루게 됐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2권 '재판의 모습, 재판의 상식'은 재판의 개념과 종류, 관련 기본 상식들을 다루고 있어 재판과 관련된 보도를 보면서 느꼈던 궁금증과 어려움, 오해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3권 '세상을 움직인 재판'은 우리들의 삶에 영향을 준 사건들과 그에 대한 판결들을 살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해외 사례는 물론 존엄사 판결 등 국내 사례도 소개돼 있다.
4권 '교과서 속 법원세상'은 학교 수업에서 다루고 있는 법 관련 소재들을 중심으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그릇된 인식이나 오해를 해소할 수 있는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교재 집필에는 박성혁 서울대 교수, 곽한영 부산대 교수, 김현철 이화여대 교수 , 박준석 전북대 교수, 임상혁 숭실대 교수, 송성민 서울국제고 교사, 김자영 한국법교육센터 연구원이 참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법치주의의 원리와 그 중요성을 스스로 깨닳아 건전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교재를 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부가 일반 국민을 상대로 발간한 최초의 사법교육교재"라며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대한 이해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재는 전국 3106개 중학교와 2225개 고등학교에 2세트씩 모두 배포됐으며, 내달부터는 대법원, 법원도서관, 각급 법원 홈페이지에서 PDF 파일로 내려받아 볼 수도 있다.